전자회로 전체를 그래핀*으로 한 번에 합성하는 새로운 기술이 국내 연구자의 주도로 개발되었다. ※ 그래핀(Graphene) : 흑연의 표면층을 한 겹만 떼어낸 탄소나노물질로, 높은 전기전도성과 전하 이동도를 갖고 있어 향후 응용 가능성이 높아 꿈의 신소재로 불림
박장웅 교수(34세, 울산과기대)와 남성우 박사 및 찰스 리버 교수(Charles Lieber, 미국 하버드대)가 공동 연구한 이번 성과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오세정)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신진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대표적 자매지인 ‘Nature Materials’지에 온라인 속보(11월 21일자)로 게재되었다. (논문명 : Synthesis of monolithic graphene-graphite integrated electronics)
박장웅 교수팀은 기존의 딱딱한 반도체칩과는 달리, 그래핀을 사용해 전자회로 전체를 한 번에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렇게 합성된 전자회로는 원자층 두께 정도의 그래핀 계열 재료로만 구성되어 있어, 얇고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으며 투명하다. 또한 물 위, 곤충 표면, 동전 등 다양한 곳에 붙일 수 있고, 센서로도 쓰일 수 있다.
지금까지 반도체칩 제조 공정은 평면 형태의 딱딱한 반도체 재료 위에 다양한 금속 및 절연 물질들을 여러 층으로 쌓으면서 모양을 만드는 다단계 공정으로 이루어져왔다. 이 경우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평평한 형태의 기판만 사용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두꺼운 반도체 기판의 특성상 기존의 소자는 투명하지 못하다는 한계점도 있었다.
박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의 복잡한 반도체 공정 대신에, 한 번의 합성으로 그래핀 기반의 전자회로와 센서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핀은 벌집 모양으로 이루어진 나노물질로, 탄소원자 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때 그래핀들이 겹겹이 쌓이면 흑연이 된다. 박 교수팀은 합성 시 그래핀 층수를 조절하여, 전체가 그래핀과 흑연으로 이루어진 전자회로를 만들었다. 기존 반도체칩의 다단계 공정 대신에 전자회로를 한 번에 합성하는 신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전자회로를 합성한 후 다른 기판으로 옮기는 방법으로, 물 위나 곤충 표면, 동전과 같은 기존의 공정으로는 불가능한 여러 곡면 위에도 전자회로를 쉽게 부착하도록 만들었다.
박장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회로 전체가 한 번에 합성되는 단순화된 공정으로 제조단가를 절감하고, 그래핀의 유연성과 투명성으로 인해 여러 사물에도 전자회로를 부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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