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에는 ‘남외동 멤버’가 있다. 울산 중구 남외동의 한 아파트 상가 건물 2층 사무실에서 2007년부터 개교 준비를 함께한 이들을 뜻한다. 남외동 멤버 중에서도 다섯 번째 손가락 안에 드는 김진영 교수(에너지 및 화학공학부)가 연구년*을 맞아 UNIST를 1년간 떠난다.
*연구년 : 교원의 근속기간에 따라 본교를 포함한 국내외의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연구에 만 전념하게 하는 제도.
– UNIST에서 연구년을 맞이한 1호 교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영광입니다. 개교 멤버로 그 동안 고생했다고 상 받는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다른 교수님들께 죄송스런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1년 동안 재충전하고 더욱 열심히 연구해 죄송스런 마음을 덜겠습니다”
– 연구년은 어디에서 보내시나요?
“미국 산타바바라 대학에서 1년 간 보낼 계획입니다. 포닥 시절 지도 교수님이자 2000년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이신 앨런 히걸 교수님과 함께 연구하며 연구의 폭을 넓히고 올 계획입니다”
– 떠나면서 아쉬운 점도 많겠습니다.
“아쉬움 반, 설렘 반으로 떠납니다. 음… 2가지가 가장 아쉬운데요. 첫 번째는 과기원 전환이 늦어지는 점입니다. 과기원 전환은 UNIST의 숙명 과제라 생각합니다. 지난 해 아쉽게도 기회를 놓쳤는데, 올 하반기 국회에서는 전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꼭 통과시키리라 믿습니다. 두 번째는 UNIST가 2009년 개교 이래 앞만 보고 달려와 구성원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보고, 구성원들끼리 서로 서로 다독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지금이 UNIST에게 있어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 개교 멤버로서 기억에 남는 일이 많겠습니다.
“2008년 4월 19일, 그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이 날 남외동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총장님과 30분간 대화를 나누고 당시 직원이 손수 그려준 약도를 따라 UNIST를 첫 방문했습니다.
– UNIST의 첫 인상은 어떠셨는지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무시무시한 전경에 충격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기 당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하하) 골바람은 매섭게 불고 가막못은 바닥을 보일 정도로 말라있고, 대학본부와 자연과학관은 2층 정도 밖에 올라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제일 멀쩡한 건물이 현장사무소였으니 말 다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