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을 이차전지 전극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전극소재보다 높은 용량, 빠른 충?방전 속도 그리고 안정성을 확보해 이차전지 전극소재의 국산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총장 조무제) 백종범(48) 교수(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공동 연구팀은 쇠구슬을 이용해 흑연을 얇게 깨뜨리는 기계화학적공정(볼밀링)으로 리튬이차전지 음극 소재에 사용 가능한 그래핀을 개발했다.
기존 그래핀 합성법은 유독한 강산 및 환원제의 사용으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복잡한 공정으로 대량 생산의 어려움이 있다. 백 교수 공동 연구팀은 쇠구슬을 이용해 흑연을 분쇄하는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그래핀의 대량생산이 길을 열었다. 나아가 연구팀은 탄소와의 결합력이 강하고, 전자를 매우 잘 끌어들이는 할로젠 원소들(염소, 브롬, 요오드)을 흑연과 함께 깨뜨려 그래핀 가장자리에 입혔다.
리튬이차전지의 음극 소재는 충전 시 리튬 이온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활로젠 원소의 기능을 입힌 그래핀을 음극소재로 사용할 경우 리튬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면적을 넓혀 563mAh/g의 용량 증가는 물론, 충?방전 속도를 향상시켰다. 이는 음극소재로 많이 사용되는 흑연(Graphite)의 이론상 용량인 372mAh/g보다 향상된 수치다.
또 탄소로만 이루어진 흑연은 전해질 용액 내 산소와 전기화학적으로 반응함으로써 전극의 수명감소 뿐만 아니라 내부 압력 상승에 따른 폭발의 위험성도 있다. 하지만 그래핀 음극 소재의 경우 한달 후에도 처음 에너지 밀도와 비슷한 용량을 유지해 우수한 안정성을 보였고, 내부 압력 상승의 위험도 크게 줄였다.
백 교수는 “한국이 글로벌 리튬 이차전지 시장 점유율 1위지만 열처리 기술이 뛰어난 일본과 천연 흑연이 풍부한 중국에 밀려 음극 소재의 국산화는 뒤쳐져 있다”며 “가격경쟁력과 우수한 성능을 가진 그래핀을 리륨 이차전지의 음극소재로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 음극 소재 국산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시수 도우(Shixue Dou) 울렁공대(University of Wollongong) 교수, 리밍 다이(Liming Dai)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교수와 함께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재료과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 속보로 20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