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피부와 안구 가려움에 흔히 사용되는 면역억제제는 부작용 때문에 장기간 사용이 부적절하다. 안전한 면역억제제의 개발이 절실한 이유다.
UNIST(총장 조무제) 박찬영(41) 교수(생명과학부) 연구팀은 면역억제에 중요한 ‘오라이 칼슘채널(Orai calcium channel)’에 작용하는 새로운 화합물질 ‘AnCoA4’을 개발해 그 작용기작을 규명했다. 이를 이용한 새로운 면역억제제는 효능은 높지만 독성이 적어 안전하며, 그 적용 범위 또한 넓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케미스트리 앤 바이올로지(Chemistry & Biology)’ 10월호에 발표됐다. ‘케미스트리 앤 바이올로지 (Chemistry & Biology)’측은 “이번 논문의 혁신적인 연구 결과와 생명과학 면역세포조절 분야에 미칠 파급효과에 주목했다”라고 밝혔다.
인체의 면역체계는 우리 몸을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어체계이자 정교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저울시스템과 같아 면역력이 필요할 경우에는 활성화되고, 필요 없을 경우에는 억제된다. 하지만 알레르기와 장기이식 거부 반응을 비롯해 자가면역질환인 제1형 소아당뇨, 건선, 류머티즘 등 많은 질환들이 면역반응의 비정상적인 활성화로 발병한다.
기존의 면역억제제는 스테로이드 또는 칼시뉴린(Calcineurin) 억제제 계열로 대부분의 환자는 이 같은 면역억제제를 평생 규칙적으로 복용해야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복용은 암을 발생시키거나 신장, 간의 손상 등 부작용의 위험이 크다. 게다가 환자의 낮아진 면역력으로 인한 2차 감염 또한 발생가능하다.
공동 연구팀은 천연 또는 합성된 12,000여종의 화합물질을 집적시킨 작은 유리칩인 ‘마이크로어레이(small molecular microarray)’를 이용해 면역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오라이 칼슘채널’과 선별과정을 거친 화합물을 결합시켜 세포 내 칼슘의 유입을 억제하는 ‘AnCoA4’를 개발했다. ‘AnCoA4’는 면역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칼슘의 유입을 막아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AnCoA4’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보다 약 20% 이상의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또 박 교수의 선별적 면역억제 후보물질 검사법의 비용은 수백만원으로 무작위로 수백만 종류의 후보 물질을 검사해 수백억원이 드는 기존 검사 비용을 크게 절감시켰다.
박 교수는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이 확보된 면역억제제 후보물질을 개발해 안전한 면역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 및 후보물질개발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라며 “장기간 약제를 투여하는 동물실험을 통한 후속연구가 필요하지만 향후 국내외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신약물질 개발연구 및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작은 발자국을 남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Novatis)사의 책임연구원 아미르 마수드 사다기아니(Amir Masoud Sadaghiani) 박사와 신경과학부 총괄 회장인 리카도 돌메치 교수(Ricardo Dolmetsch, Stanford 교수 겸임)가 참여했다.
(논문명: Identification of Orai1 channel Inhibitors by Using Minimal Functional Domains to Scree Small Molecule Microarr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