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윤경 교수가 소천한지 백일이 되는 날입니다. 축하를 하는 백일이 아닌 추모를 하는 백일이라는 것이 저에게는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도윤경 교수를 기억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 많은 위로가 됩니다.
특히 세상에 있을 때 도윤경 교수가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사랑을 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던 유니스트 분들과 함께 도윤경 교수의 소천 백일을 추모할 수 있어서 저로서는 무한한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무엇보다도 유니스트의 시작부터 함께 해온 도윤경 교수에게는 유니스트란 존재는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수업을 빠지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때로는 진통제를 맞고 학교로 향하는 모습을 많이 봐온 저로서는 왜 그렇게까지 하나 하는 불만도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제가 바라본 유니스트는 참으로 놀라운 학교였습니다. 어떠한 지원도 마다하지 않으셨던 총장님, 마지 자기 일처럼 장례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신 모든 교수님들, 한걸음에 달려와 주시고 위로해주신 전직원분들, 장례식이 낯설어도 진심을 다해 마음을 전해주신 학생분들, 이 모든 분들을 마주하고 제가 느낀 유니스트는 직장이나 학교가 아닌 한 가족이었습니다. 그제야 비로서 유니스트가 도윤경 교수에게 어떠한 존재였는지, 도윤경 교수가 유니스트에게 어떠한 존재였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대학이라는 존재는 단순한 지식 전달의 공간이라고 늘 여겨왔던 저에게 유니스트는 대학이 줄 수 있는 것이 지식이외에 다른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게 해주었습니다. 도윤경 교수가 고통을 참으면서도 학교에 가서 가르치려고 한 것이 단순한 지식만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pride 이었습니다.
유니스트의 교수라는 자부심, 뛰어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자부심, 유명한 동료 교수 분들과 함께 한다는 자부심, 세계 수준의 연구 환경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 조만간 세계 일류대학으로 된다는 자부심이 고통을 참게하고 희망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비록 이제는 도윤경 교수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하겠지만 세계 일류대학이 되는 날까지 유니스트의 정신에 영원히 함께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