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진이 의사결정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나선다. 판단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야 하는 질병 진단이나 금융거래 등 전문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할 날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인공지능 국가전략프로젝트의 세부과제인 ‘차세대 AI 기술(차세대 학습·추론)’ 연구 주관기관으로 UNIST가 선정됐다. 올해부터 최대 5년(2년+3년)간 150여억 원이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최재식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가 과제 책임자를 맡았다. 황성주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와 서병기 경영학부 교수도 연구에 참여하며 KAIST, 고려대, 연세의료원, 인공지능 관련기업인 AI트릭스(AItrics)와도 협업할 계획이다.
차세대 AI 기술 연구의 목표는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기존 인공지능 시스템은 주어진 자료를 정확히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지만 의사결정의 이유를 설명하진 못한다. 이 때문에 주가 예측이나 군사 작전, 질병 진단 등 신뢰도가 중요한 전문 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어려웠다.
최재식 교수는 “인공지능이 현실세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추론해 내린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며 “주요 원인과 결과 사이의 변화를 학습하고, 사람이 말이나 시각자료로 설명하는 방식을 모방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사람에게 의사결정의 이유를 설명하게 되면, 질병 진단과 금융거래 보고서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진다. 우선 전자 의료기록이나 뇌 영상 이미지, 생체 데이터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췌장암이나 치매 같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 왜 췌장암이나 치매로 판단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 인공지능의 진단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진다. 또 천연자원 구매나 주식 거래 등에서도 사고파는 결정에 대한 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금융에 적용함으로써 정확한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예측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UNIST가 개발할 차세대 AI 기술은 울산시에도 긍정적이다. 인공지능 분야 원천기술을 확보하면서 관련 산업 기반을 조성할 수 있고, 기존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원자재 가격 변동을 분석하고 예측함으로써 현대중공업이나 SK에너지 등 원자재수입이 필요한 울산 소재 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도울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에 기반한 정확한 원자재 가격 예측 정보와 이에 대한 설명은 울산시가 추진 중인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의 성공적 추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울산시에서 추진 중인 바이오메디컬육성사업에도 인공지능을 연계할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정확하게 질병을 예측하고 진단하는 등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첨단 의료서비스 산업도 육성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울산시는 해당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UNIST와 긴밀한 협력 및 지원을 했으며, 내년부터 매년 1억 원씩 총 4억 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함으로써 과제 선정에 도움을 보탰다. 울산시 산업진흥과 관계자는 “4차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핵심 원천기술의 선점이 중요하다”며 “본 사업의 성과물이 울산시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을 기대하며 적극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인공지능 국가전략프로젝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국가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마련한 9대 국가프로젝트 중 하나다. 지난 2016년 8월 열린 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성장 동력확보와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 자율주행차, 경량 소재, 스마트시티, 정밀의료, 신약, 탄소자원화, 미세먼지 분야를 선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