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을 밟으면 충전되는 4륜 전기자전거가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프랑크푸르트 국제 모터쇼(Frankfurt IAA Motor Show)’에서 공개됐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유아용과 화물용, 주행용 등 6가지 형태로 변신도 가능하다.
정연우 디자인-공학 융합전문대학원 교수팀은 자동차부품전문기업 만도(Mando)와 손잡고 진행한 ‘하이브리드 모듈 모빌리티(Hybrid Module Mobility) 프로젝트’의 콘셉트가 공개됐다. 하이브리드 모듈 모빌리티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4륜 전기자전거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이다.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으면 배터리가 충전되고, 다양한 모듈이 적용 가능해 활용 범위가 넓을 전망이다.
기존 전기자전거는 페달을 밟아 체인을 돌리면서 얻은 구동력을 기계장치로 전달하기 때문에 두 바퀴에만 적용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만도가 선보인 ‘만도 풋루스(Mando Footloose)’라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페달을 돌릴 때 나오는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다. 이 방식은 복잡한 체인 구조가 필요 없고, 네 바퀴를 가진 자전거도 만들 수 있다.
정연우 교수는 “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복잡한 체인이나 기계구동장치가 필요 없으므로 4륜차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하기 유리하다”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전기자전거를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유럽 시장에 맞춰 여섯 가지 모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모듈 모빌리티는 페달에 발전기(alternator)를 연결해 운행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한다. 이때 생산된 전기는 8개의 대용량 배터리 시스템에 저장된다. 바퀴 4개에 장착된 인휠 모터(In-wheel Motor)는 그 배터리 시스템에 저장된 전기를 끌어와 동력을 발생시킨다.
이 모빌리티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우선 전면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프런트 카고(Front Cargo)’와 후면에 화물을 싣는 ‘리어 카고(Rear Cargo)’가 있다. 이런 형태는 유럽에서 자전거 도로로 화물을 나르는 외국 운수회사(DHL, Fedex)의 실정에 맞춰 고안된 것이다.
일반 주행용으로는 혼자 타는 ‘퍼스널(Personal)’과 두 사람이 타는 ‘듀얼(Dual)’ 두 가지가 있으며,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듈로는 1~3세 영아를 태울 수 있는 ‘베이비(Baby)’와 3세 이상의 아동이 탑승 가능한 ‘토들러(Toddler)’가 있다. 연구진은 6가지 모듈을 작동 가능한 형태의 프로토타입의 제작하고 있다.
정 교수는 “하이브리드 모듈 모빌리티는 자동차의 앞바퀴 앞쪽과 뒷바퀴 뒤쪽에 공간을 두는 플렉스 오버행(Flex Overhang) 구조를 가져와 필요에 따라 차체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며 “화물용 모듈은 자전거로 소량의 화물을 운반하는 유럽 시장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정 교수팀은 이번 전시회에서 ‘에어로벤트 브레이크 캘리퍼(Aero-vent brake caliper)’도 발표했다. 이번에 제안한 콘셉트는 만도가 기존에 선보인 고성능 캘리퍼에 부족했던 첨단 디자인을 더했다. 기존의 고성능 캘리퍼의 스타일을 세련되게 다듬고, 냉각 기능도 향상시킨 것이다. 그 결과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이 융합된 결과물이라 평가받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브레이크 제조사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모듈형 브레이크 캘리퍼(Modular brake caliper)’라는 새로운 콘셉트도 제안했다. 현재 모듈형 브레이크 캘리퍼는 특허 출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