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법을 이용해 공간정보를 분석하면 도시의 온도가 동네마다 어떻게 다른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폭염이나 한파 정책을 세우는 좋은 자료가 될 거예요.”
유철희 도시환경공학부 대학원생이 환경부가 주최하는 ‘친환경정책 도우미 환경공간정보 우수논문 공모전’에서 환경부 장관상(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인공지능을 환경공간정보 분석에 적용한 우수한 아이디어로 실제 환경정책 수립에 기여할 방법을 제안했다는 평가다.
유철희 학생은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해 도시의 지표면 온도를 상세하게 만드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행정동 단위처럼 좁은 지역의 지표면 온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자료는 폭염이나 무더위, 한파 등에 대비하는 정책을 세우는 기초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유철희 학생은 “인공위성이 감지한 열적외선을 분석하면 지표면 온도를 추출할 수 있지만 지금 지표면 온도는 가로세로 1㎞를 한 점으로 보는 수준의 해상도에 머물고 있다”며 “우리나라 행정동은 1㎢ 이하인 경우가 많아 더욱 정밀한 값을 구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연구 배경을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지난 30년간 폭염일수가 가장 많았던 대구광역시를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규칙기반 인공지능 기법을 이용해 여름철 지표면 온도를 행정동 수준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MODIS 위성이 한반도를 촬영한 영상과 환경부에서 제작한 토지피복도, 즉 지표면에 건물이나 숲 등이 배치된 상황을 지도 형태로 정리한 정보 등 다양한 자료가 활용됐다.
예를 들어, 위성 영상 중 250m 해상도를 가지는 다른 정보를 이용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이 원리를 다른 값에 적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인공지능이 빨간색 파장의 250m 해상도와 1㎞ 해상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학습하면, 열적외선 영역에서도 1㎞ 해상도를 이용해 250m 해상도로 지표면 온도를 구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앙상블 기법은 이런 원리로 여러 개의 모델에서 학습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유철희 학생은 “이번 연구 결과, 여름철 대구시는 낮에는 공업과 상업 지역이, 밤에는 주거지에 지표면 온도가 높았다”며 “이런 기법을 울산, 서울, 부산 등 다른 도시에 적용하면 행정동 단위로 열환경을 파악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지도교수인 임정호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도시의 낮과 밤 지표면 온도를 250m 해상도 혹은 그 이상의 수준으로 상세하게 분석하는 접근 방법은 도심지 환경정책을 수립하는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여름철 폭염이나 열대야뿐 아니라 겨울철 한파 등에 대한 정책 마련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이 연구는 앞선 인공지능 기반 서울지역 대기온도 예측 연구와 함께 지난 6월 UNIST에 설립된 폭염연구센터(Heatwave Research Center)의 기초연구활동의 일환으로 향후 폭염 및 열대야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한 융합 예보기술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모전은 환경부에서 환경정책 수립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되는 ‘환경공간정보’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정보원으로 활용하고, 미래 환경 분야 유망인력과 전문가들의 연구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싱식은 11월 2~3일 열린 대한원격탐사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됐다. 해당 논문은 12월 출판 예정인 ‘대한원격탐사학회지 특별호’에 수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