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기계공학과 대학원생들이 ‘2019 우주전파재난 예측 AI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자율 시스템 연구실(Autonomous Systems Lab, 지도교수 오현동)의 정민재, 백승호, 김민우 대학원생이다.
이번 대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전파연구원에서 개최한 첫 번째 대회다. 대회의 목적은 태양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우주전파재난을 예측할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흑점폭발, 코로나 홀 등 태양의 활동은 X선이나 고에너지 입자, 코로나 물질 등을 우주로 방출한다. 이들 물질이 지구에 도달하게 되면 지구자기장이나 전리층에 영향을 줘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이러한 변화로 인해 위성장애 및 전파장애 등이 발생한다.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는 이러한 우주전파재난에 대한 예측을 통해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지난 2011년부터 국립전파연구원 내에 우주전파센터가 설립돼 우주전파환경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예보환경의 정확도가 낮다는 것. 전파연구원은 AI 도입을 통해 예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대회는 지난 15년간 기록된 태양풍 자료와 지자기 교란지수를 이용해 AI 기반의 예측모델을 개발하고, 그 예측결과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존 데이터를 이용해 제작된 예측모델에 테스트용 데이터를 입력해 그 정확도를 비교한 것이다.
전국 105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1차 예선에서 18개 팀이 선발됐고, 2차 심사의 성적을 바탕으로 6개 수상팀이 결정됐다. 정민재, 백승호, 김민우 학생은 ‘ASL’이라는 팀명으로 참가해 최종 우승팀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4일(금) 수상자가 발표됐고, 시상식은 오는 11월에 개최되는 ‘2019 우주전파환경 워크숍’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세 명의 학생은 워크숍에 별도로 마련된 AI 세션에 참가해 모델 개발 경과를 발표하고, 기술교류와 토론을 진행하게 된다.
<아래는 수상자들과의 일문일답>
Q1.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희 3명은 기계공학과 자율 시스템 연구실에서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인이동체의 자율 운용을 위한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분야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연구 경험이 전파재난 예측모델을 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예측모델 개발을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과 가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데이터 처리와 모델링에 대해 평소 논문도 많이 읽고 연구에 적용해 본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Q2.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AI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율 무인이동체 관련 연구에서도 이는 필수적입니다. 특히 다양한 극한 환경에서 운용되는 드론이나 자율 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기계학습을 통한 예측과 대응방법은 그 대표적 사례이고요. 평소 기계학습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차에 이를 활용해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 경진대회에 지원했는데,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Q3. 우주전파환경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었음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계학습이라는 분야 자체가 범용성이 높은 연구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면,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 이해가 없이도 예측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기계학습의 강점입니다. 기존 학문에서는 데이터 처리가 특정 분야에 대한 이해와 학습을 기반으로 가능했다면, 최근에는 데이터 자체에서 특성을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과제였기 때문에 도전해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4. 대회를 겪으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1차 예선을 마쳤을 때 저희 팀은 11등이라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본선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예측모델의 정확성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습니다. 본선까지 남은 일주일의 기간을 이용해 모델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관련 논문과 연구를 찾아보고, 모델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찾았습니다. 특히 기존 데이터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위해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다소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좀 더 나은 모델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Q5. 자율 시스템 연구실(Autonomous Systems Lab, ASL)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자율 시스템 연구실은 제어이론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무인항공기, 무인지상이동체 등과 같은 무인이동체의 자율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드론이나 차량이 스스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해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를 위해 연구실에서는 충돌회피, 상황 인식(Situational Awareness) 등에 대한 연구는 물론 동시적 위치추정 및 지도 작성(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SLAM), 다수 무인이동체 협력 제어, 군집 비행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를 위해서는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수학적 이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위한 코딩 지식 그리고 비행시험 등 실제 현장에서의 검증을 위한 하드웨어 관련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융합지식이 필요한 만큼 때론 어렵기도 하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고, 의미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