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점 태양전지는 상용화된 실리콘 전지보다 유연하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제조공정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양자점 태양전지에 다른 유기물을 더해 성능을 극대화한 기술이 나왔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장성연 교수팀은 무기나노소재인 ‘양자점(Quantum Dot)’과 ‘유기 고분자 소재’를 하나의 태양전지에 접합한 ‘양자점·유기물 하이브리드 탠덤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유기 고분자 소재가 양자점이 잘 흡수하지 못하는 태양광 영역을 대신 흡수해, 전체 태양광 흡수를 극대화하고 전지의 효율도 높인 기술이다.
양자점은 반도체를 아주 작게 만든 물질이다. 입자 크기가 매우 작아지면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 덕분에 전지가 흡수하는 태양광 영역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광활성층 물질은 흡수하지 못하는 적외선 영역까지도 흡수한다는 게 양자점의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양자점으로도 근적외선 영역 중 흡수가 잘 일어나지 않는 일부 구간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근적외선 영역에서 광 흡수 특성이 좋은 ‘유기 고분자 소재’를 더해 태양광 활용 영역을 넓힌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양자점을 광활성층으로 사용하는 단위 전지(sub-cell)와 ‘유기 고분자 소재’ 단위 전지가 상하로 직렬 연결된 ‘탠덤 구조’로, 양자점이 흡수하지 못하는 근적외선을 유기 고분자 소재가 흡수하는 형태다.
여기에 더해 연구팀은 전압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간층’을 개발하여 광전변환효율을 최적화 하였다. 광전변환효율은 입사된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능력인데, 이는 ‘전자의 수’와 각 전자의 위치 에너지, 즉 ‘전압’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탠덤 태양전지에서는 각각의 단위 전지를 직렬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중간층’에서 전압 손실이 발생하면 전체 효율이 낮아지게 된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최적화된 중간층의 소재와 구조를 개발했다. 개발한 중간층을 이용해 두 단위 전지를 직렬로 연결하자, 각각의 물질을 광활성층으로 사용한 태양전지보다 15%나 향상된 12.82%의 광전변환효율을 얻었다.
특히 새롭게 개발한 양자점·유기물 하이브리드 탠덤 태양전지는 전체 제조 공정을 ‘상온’에서 진행할 수 있으며, 용액을 이용해 손쉽게 만드는 ‘용액공정’을 쓴다. 그 덕분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대량생산에 유리하고, 제조비용도 저렴하다.
장성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하이브리드 탠덤 태양전지는 유·무기 소재를 하나의 태양전지 소자에 성공적으로 적용해 각 소재의 특성을 최대로 살렸다”며 “특히 기존 양자점 태양전지에서 흡수하기 어려웠던 특정 근적외선 영역을 유기 고분자를 이용해 흡수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소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1월 13일자로 게재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