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많은 연결 속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오히려 양극화되고 있고 그 결과 다양한 사회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사회문제 해결까지 이르는 융합연구를 수행해나가는 것입니다”
UNIST와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초연결 사회의 극단화와 사회갈등의 원인을 밝히고, 그 해결책을 찾는 연구에 착수했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번 공동연구는 권오상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았으며, 같은 과 김성필 교수와 정동일 교수 그리고 부산대학교 심리학과 설선혜 교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김효정 교수 등 우수 연구진들이 함께한다.
‘초연결 사회에서의 극단화와 사회갈등, 그 원인과 해결책’을 주제로 수행되는 이번 연구과제는 한국연구재단의 한국사회과학연구사업(SSK)에 선정돼 연구비 지원을 받으며, 향후 최장 10년 간 진행될 수 있다.
권오상 교수는 “사람들이 어떻게 정보를 접하고 극단적인 인식에 이르는지, 그 정보처리 과정에 대해 뇌 인지과학적 측면에서 규명하는 것이 연구의 첫 단계”라며 “사람들의 편향과 극단화 현상의 원인을 밝혀낸다면 이를 활용해 문제해결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뇌에서의 정보처리 과정과 그 법칙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에 나선다. 이를 위해 다양한 수준의 인간의 정보처리 과정에 적용 가능한 규범 모형을 수립하고, 심리학적, 신경과학적 기제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될 계획이다. 연구팀은 체계적이고 정량화된 예측과 이해를 위해 계산모형 등을 활용한다. 물리법칙으로 각종 물리현상을 설명하는 것처럼, 인식과정에서의 법칙을 밝혀서 인식의 편향이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정동일 교수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유튜브에서 사용자들은 일련의 알고리즘에 따라 콘텐츠를 추천받고, 그 과정에서 편향성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의 인식과정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면 편향성을 줄이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채널의 확대 속에서, 극단적인 사회적 갈등이 확대되는 것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인종문제, 종교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극단적 인식을 조장하는 가짜뉴스의 역할 등에 연구진은 연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성필 교수는 “기존의 사회갈등에 대한 연구들은 SNS 채널 내에서의 소통의 흐름을 분석하는 등 정보환경을 연구하는 방식이었다”며 “이번에 추진하는 연구는 소통 채널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정교한 행동법칙을 분석하는 심층적 접근으로, 수용자 수준에서 극단화와 사회갈등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의 한국사회과학연구 지원사업은 사회과학분야에서 장기적인 지원을 하는 대표적 학술진흥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