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잘 통해 전자 재료로 쓸 수 있는 수준의 고품질 그래핀(Graphene)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새롭게 개발됐다. 유연하고 투명한 그래핀으로 만든 디스플레이 전극 등의 상용화가 앞당겨 질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부의 장지현 교수팀은 탄소가스 배출 없이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촉매 환원법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합성하기 쉬운 산화 그래핀을 대량으로 만든 뒤, 산화 그래핀의 산소를 제거해(환원) 고품질 그래핀을 얻는 방식이다. 산소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산화구리철 촉매(CuFeO2)를 써서, 그래핀 구성 원소인 탄소가 같이 제거되고 탄소가스가 배출되는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6각형 벌집구조로 결합된 평판형 물질이다. 전선 재료인 구리보다 전기가 더 잘 통할 뿐만 아니라(전기전도도) 투명하고 유연해 새로운 전극 소재로도 주목받는다. 하지만 전자 재료로 쓸 정도로 전기전도도가 우수한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으로 합성하기는 쉽지 않다.
증기 상태 그래핀 원료를 금속 기판위에 하나씩 이어 붙여 얻는 수준의 방식(CVD; Chemical Vapor Disposition)은 대량 생산이 어렵고, 산화 그래핀을 환원 시켜 그래핀을 합성하는 방식은 대량 생산은 쉽지만 품질이 떨어진다.
장 교수팀이 개발한 합성법은 산화 그래핀 환원 방식이면서도 뛰어난 전기전도도를 갖는 고품질 그래핀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개발된 합성법으로 만든 그래핀은 CVD 공법 생산 그래핀과 비교해도 전기전도도가 8배 이상 높았으며, 기존 산화 그래핀 환원 방식과 비교하면 전기전도도가 246배나 향상됐다. 산소만 선택적으로 제거 할 수 있는 촉매와 기압, 온도와 같은 합성 조건을 알아낸 덕분이다.
일반적인 산화 그래핀 환원 공정에서는 이산화탄소(CO2)가 함께 생성되면서 그래핀의 탄소(C)가 뜯겨나간 빈자리가 생기고 전기전도도가 떨어진다. 반면 연구팀이 사용한 촉매는 산소만 선택적 제거할 뿐만 아니라, 산소 때문에 훼손된 그래핀의 구조를 복구해 그래핀의 품질이 좋다.
제1저자인 윤종철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실제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측정해 이를 검증했을 때 기존 방식 보다 이산화탄소 생성량이 100배 가까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술은 300℃(도씨)의 비교적 낮은 온도 조건에서 값싼 철과 구리로 이뤄진 촉매를 이용한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에는 산소 때문에 훼손된 그래핀 구조를 복원하기 위해 2000℃(도씨) 이상의 열처리가 필요했다.
장지현 교수는 “이산화탄소 변환 촉매로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산화 그래핀을 고품질 그래핀으로 탈바꿈 시키는 기술을 최초로 선보였다”며 “상용화 된다면 고부가가치 물질인 고품질 그래핀을 값싸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써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펑딩(Feng Ding) 교수(IBS 다차원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는 에이씨에스 나노(ASC Nano)에 7월 2일자로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의 중견연구자 지원 사업과 온사이트 수소충전소를 위한 광전기화학 수소생산기술 및 시스템 개발 사업, 기초과학연구원(IBS)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