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팀은 나트륨 이온 전지의 사용 시간을 늘리는 데 치명적인 걸림돌이었던 미세구조 뒤틀림 현상(얀-텔러 효과)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로 나트륨 이온전지의 대형 에너지 저장장치 분야(ESS) 상용화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나트륨 이온전지는 기존 배터리의 리튬 성분을 값싸고 풍부한 나트륨으로 대체한 차세대 전지다.
포항가속기연구소(PAL) 정영화 박사와 싱가포르 난양공대 이석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한 이번 연구는 기능성 소재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매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10일자로 공개됐다.
나트륨 이온 전지의 양극으로 적합한 망간계 소재(망간이 포함된 프러시안블루 구조 소재)는 미세구조의 뒤틀림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공동 연구팀은 이 배터리 양극 소재 내부의 화학반응 속도를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미세구조 변형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수용성 고농도 전해질을 사용해 미세 뒤틀림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그 결과 배터리 용량 감소 현상이 줄고 수명은 늘었다. 수용성 고농도 전해질을 쓰면 유기 저농도 전해질을 쓸 때보다 화학반응 속도가 빨라진다.
연구팀은 이 같은 성능 향상이 빠른 반응속도 때문에 전하 재배치(Charge redistribution) 현상이 일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전하가 불균등하게 배치돼 미세 구조가 찌그러졌었는데, 전하 재배치가 나타나면서 미세구조가 좁게 찌그러지는 대신 더 크게 확장 된 것이다. 미세구조가 찌그러지면 나트륨이 미세구조 안으로 출입 할 때 저항이 증가하게 돼 배터리 용량 감소와 수명 저하 문제가 발생한다.
또 연구팀은 포항방사광가속기 실험을 분석해 이러한 전하 재배치 과정을 이론적으로도 제시했다.
이현욱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반응 속도를 높이는 전해질 개발과 같은 새로운 나트륨 이온전지 안정화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기존에는 망간 기반 양극 소재 자체의 화합물 조성을 바꾸려는 시도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망간 기반 양극 소재는 대용량 소재로 주목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는 다른 고성능 이차 전지를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UNIST 미래선도형 특성화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