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류재건 동문이 서강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교수에 임용됐다.
류재건 동문은 2010년 학부 2기로 입학해 2018년 에너지공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포항공대로 자리를 옮긴 박수진 지도교수의 연구실에서 차세대 이차전지 전반에 필요한 소재 및 시스템을 연구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국가 연구소 등에서 연구활동을 했고, 지난 3월 1일 서강대학교 교수로 신규 임용됐다.
아래는 류재건 동문과의 일문일답.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18년도에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올해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에 임용된 류재건입니다. 2010년 UNIST 2기로 9년 동안 UNIST에서 수학하며 얻은 값진 경험들을 동문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Q. 임용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전하신다면?
감사합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교육과 연구에 대한 포부를 높게 평가해주셔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포항공대로 자리를 옮기신 박수진 교수님께 학부생 연구실 시절부터 학위 과정까지 정말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지도 교수님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저도 모르는 사이에 교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 것 같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학위 기간 동고동락하며 함께 연구에 매진했던 연구실 선후배님들께도 짧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UNIST에서 얻은 값진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곳 학생들의 교육과 연구에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박사과정에서의 중점 연구 분야와 주요 성과를 소개해주신다면?
제가 학위를 받은 고분자 기반 에너지 재료 연구실은 전기차, 드론 등 미래 이동 수단과 4차 산업에 필수 요소인 차세대 이차전지 전반에 필요한 소재 및 시스템을 연구/개발하는 곳입니다. 그중 저는 고용량 음극 소재가 가지는 고질적인 문제, 즉 구조 붕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현재 상용화된 이차전지에 쓰이는 흑연 기반의 소재는 낮은 용량과 부족한 출력 특성으로 여러 산업체가 고에너지밀도 구현에 적합한 실리콘 음극 소재를 적용하기 위하여 20년 이상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력적이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실리콘 음극 소재를 분자 단위 설계를 통해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저온 열 환원법을 통해서 충전 시에도 안정한 구조를 구현하였고, 동시에 미량의 도펀트를 활용하여 전자 및 이온 전도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고속 충전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 유지를 보이는 실리콘 소재 개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흑연을 기반으로 하는 음극 설계에서 벗어나 100% 실리콘만을 사용하여도 전지의 수명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Q. UNIST, 특히 에너지화학공학과에서 연구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UNIST 연구 환경과 함께, 에너지화학공학과 내 모든 교수님의 연구에 대한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미국 국가 연구소는 모든 분야에 대한 미국 전역의 전문가들이 모여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낙후된 연구환경이 UNIST와 큰 대조를 보였습니다. 배터리 분야의 특성상 고도 분석 장비들의 활용이 필수적이므로, UNIST에 재학 중 우수한 연구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우수한 연구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님들의 높은 연구 수준은 세계를 이끄는 미국 국가 연구소 과학자분들과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교수진들로 구성된 학과의 열정과 협업에 대한 열린 마음 그리고 우수한 연구환경이 지금의 에너지화학공학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4차 산업에 필수 요소인 이차전지 개발은 현재 높은 가격의 리튬, 코발트 등을 활용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제한된 공급량과 높은 가격으로 진정한 의미의 ‘차세대’ 전지로서는 한계점이 분명합니다. 국외에서는 이를 인지하고 리튬을 대체할 수 있는 다가 금속을 활용한 전지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저 또한 다가 금속을 활용한 전지를 포함하여 새로운 형태의 ‘차세대’ 전지 개발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전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에너지 연구 분야 특성상 빠르게 변화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본인의 연구 분야 또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함께 하루하루 연구에 매진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임용이 된 저조차도 그러한 고민과 걱정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힘든 순간들이 올 때마다 본인이 왜 연구를 하기로 마음먹었고, 최종적으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상기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꿈에 가까워진 자신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코로나 시국으로 제대로 된 캠퍼스 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있을 모든 UNIST 선후배님들에게도 응원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