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미디어 아티스트가 합작한 독특한 전시가 울산에서 열린다. 예술가가 작업한 설치미술 작품 속 화면에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이미지 표현방식을 적용했다. 이 화면 속 이미지는 인공지능이 텍스트를 읽고 만들어낸 것들이다.
UNIST 교원창업기업 ㈜코어닷투데이가 25일(금)부터 울산 갤러리P1(중구 달빛로 31)에서 강시라 작가와 협업한 ‘기술X예술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는 오는 4월 3일(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코어닷투데이가 추진하고 있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설치미술작품이다. 코어닷투데이는 강시라 작가가 설치한 미술작품 속 디스플레이에 표현되는 영상을 생성했다.
작품에 활용된 인공지능은 두 가지다. 첫 번째 인공지능은 1,400만개의 이미지를 학습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한다. 두 번째 인공지능은 4억 쌍의 이미지-텍스트 연결을 학습해 앞서 생성된 이미지의 적합성을 판단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은 작가가 제시한 텍스트를 이미지로 그려낼 수 있었다.
강시라 작가는 “감정을 반영한 이미지 사진과 인간의 감정을 담은 문장, 단어를 전달한 결과, 인공지능이 생성한 예측하지 못한 이미지를 마주할 수 있었다”며 “작가가 만들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는 인공지능과 교감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코어닷투데이는 울산에 위치한 데이터 가공기업이다. 회사는 데이터 기술과 예술을 융합하는 시도를 해왔다. 지난 2021년 11월, 유명화가의 화풍을 학습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을 그려낸 작품 전시, ‘낯선 익숙함’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전시 이후 새로운 협업 모델을 찾던 코어닷투데이는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는 전시를 기획해온 강유진 갤러리P1 대표와, 부산 지역에서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강시라 작가를 만나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번 협업 작품은 최근 국내 대표 아트페어인 ‘2022 화랑미술제’에 전시되기도 했다.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화랑미술제는 서울 강남 SETEC에서 지난 3월 16일(수)~20일(일)에 걸쳐 진행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진 이번 행사에는 143개 국내 갤러리의 800명의 작가가 출품한 4,000여점의 작품이 선보였는데, 코어닷투데이의 협업 작품도 여기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코어닷투데이 김경훈 대표는 “지난 전시에서는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을 전시함으로써 기술 그 자체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이 예술가의 창의성을 발현하는 도구로써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목적을 뒀다”며 “앞으로도 예술과 기술이 융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어닷투데이는 원천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해 필요한 목적에 부합하는 데이터 모델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이다. 2016년 UNIST 수리과학과 장봉수 교수가 설립했으며, 현재는 당시 함께했던 김경훈 박사후연구원이 대표를 맡고 있다. 2018년 법률 판례 검색을 최적화한 ‘로:봇(LAWBOT)’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지난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데이터바우처 공급기업으로 선정되며 경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