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인한 뇌 손상을 막는 새로운 세포가 발견됐다.
UNIST 생명과학과 박성호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오구택 교수 공동연구팀이 뇌졸중 손상을 막는 신종 미세아교세포를 발견하고 이 세포의 발생 원리를 규명했다. 미세아교세포(microglia)는 원래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에만 분포하면서 병원균, 죽은 세포 등을 먹어치우는 면역 담당 세포로 알려진 세포다.
새롭게 발견된 이 미세아교세포는 뇌졸중 재관류(再灌流) 손상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관류 손상은 막힌 혈관을 뚫는 등 혈액의 흐름을 복구해 뇌 조직에 다시 산소를 공급해 줬을 때 뇌세포가 오히려 죽는 현상이다. 원인이 불분명 했지만 최근 조직 내로 산소가 갑자기 다시 들어오면서 발생하는 산화 손상이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SAM(Stroke-Associated Microglia)이라고 명명된 이 미세아교세포는 항산화 작용으로 뇌를 보호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입증할 강력한 증거도 찾아냈다. 바로 이 미세아교세포가 Prdx1이라는 유전자와 밀접하게 연관 된 것이다. Prdx1은 활성산소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단백질을 합성(발현)하는 유전자인데, 이 유전자가 결핍된 경우에는 신종 미세아교세포가 활성화 되지 않았다.
또 쥐의 뇌동맥에 일시적 혈류 장애를 유발하는 수술을 한 뒤, 뇌 조직 변화를 관찰했을 때 Prdx1이 결핍된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재관류성 뇌 손상이 더 크게 발생했다.
박성호 교수 “뇌졸중 쥐에서 항산화 특이성을 갖는 미세아교세포 군집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라며 “뇌졸중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치료 표적과 예후 예측 지표를 제시한 연구” 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과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진바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신종 미세아교세포를 단일세포분석 기법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여러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단일 세포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미세아교세포들 사이에서 유전자 발현 패턴이 다른 미세아교세포 군집을 발견하고, 이를 SAM이라고 명명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생명과학과 이원효 박사과정 연구원과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김시내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항산화생물학의 정상급 학술지인 레독스 바이올로지(Redox Biology) 8월호에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