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커뮤니티 센터 유리창에 점무늬 스티커가 최근 부착됐다. 이 스티커는 유리창에 부딪혀 죽거나 다치는 것을 막는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다. 수직 간격 5cm, 수평 간격 10cm 미만 공간을 통과하지 않으려는 조류의 특성을 이용한 장치다. 이 같은 방지 스티커 설치에는 ‘두루두루’를 중심으로 한 교내 구성원들의 숨겨진 노력이 있었다.
두루두루는 UNIST 동물보호 소모임이다. 사람과 동물이 ‘두루두루’ 잘사는 자연 친화적 캠퍼스를 목표로 학부생, 대학원생, 교직원, 외국인 구성원까지 모였다. 길고양이 보호 모임이 유니스트 캣츠가 그 시초다. 올해부터 소모임 명칭을 두루두루로 바꾸고 다양한 동물에 대한 보호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UNIST 캠퍼스에 서식 중인 새들도 그 대상이다.
두루두루는 지난 4월부터 교내 건물 유리벽 등에 부딪혀 죽는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울산민관협치센터의 ‘슬기로운 울산 생활’ 사업에 UNIST 내 조류 충돌 방지 활동 프로젝트로 공모해 선정된 것이다. 이 사업비와 UNIST의 예산 일부 지원으로 커뮤니티센터 외벽에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시범적으로 부착할 수 있었다. 스티커 부착은 3개월의 내부 검토와 8일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달 27일 완료됐다.
두루두루는 스티커 부착 공사 기간에는 교내 조류 충돌 방지 사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오프라인 서명 캠페인을 벌였다. 교내 구성원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사진전도 개최했다. 지난 7월 26일부터 31일까지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린 사진전에는 120여 점의 조류 사진이 전시됐다. 모두 교내에서 포착된 새들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참새, 까치부터 천연기념물인 원앙까지 카메라에 포착됐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하루 2만여 마리, 연간 800여만 마리의 새들이 투명방음벽이나 건물 유리창에 충돌해 죽는다. 정부는 이 같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6월 11일부터 ‘야생생물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공공기관 건물에 조류 충돌 방지 무늬 부착을 의무화했다.
두루두루 관계자는 “교내에도 충돌 사고가 자주 보고 되고 있다”며 “전시에서 관람했던 물총새가 건물에 부딪혀 죽었다는 제보도 최근에 받아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커뮤니티 센터에 설치된 충돌 방지 스티커만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에 때문에 충돌사고가 자주 보고되는 기숙사 같은 다른 건물로도 시공이 확대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홍보하며 활동할 예정”이라며 “원내 구성원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