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촬영 데이터로도 MRI 영상을 또렷하고 정확하게 재구성하는 의료 인공지능 기술이 나왔다. 기존 기술보다 복원 시간도 짧고 의료인이 사용하기 쉬워 임상 현장에서 진단 정확도를 끌어 올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대학원 유재준 교수팀 동적 MRI 영상을 복원하는 AI 모델인 DA-INR(Dynamic-Aware Implicit Neural Representation)을 개발했다.
동적 MRI는 심장 박동, 혈류 변화 등 빠르게 변하는 생체 정보를 포착해 질병을 진단 기술이지만, 장시간 촬영이 어렵고 일부 프레임만 촬영이 가능한 제약이 있다. 짧은 시간에 얻는 불완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해상도 MRI 영상을 재구성하는 복원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기존 AI 복원 모델의 복잡한 파라미터 조정과 긴 최적화 시간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다. 심장의 심방·심실이나 간의 혈관 같은 기본 조직 구조는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유지 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매 프레임을 각각 따로 복원하는 대신 변하지 않는 이들 조직 구조를 하나의 ‘기준 공간(canonical space)’으로 정의해 두고, 각 시점의 변화를 이 기준에 맞춰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연산과 프레임마다 발생하던 노이즈와 왜곡을 줄 일 수 있다.
DA-INR은 기존 최고 성능 모델보다 영상 품질이 개선됐다. 영상의 선명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PSNR은 최대 1.5dB, 장기의 구조적 복원 정확성을 보여주는 지표 SSIM은 0.01 이상 높아졌다. 또 복원 시간도 7배 이상 빨라지고, 컴퓨터 메모리 사용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화면을 또렷하게 복원할 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실제에 가깝게 복원한다. 일반적으로 심장은 수축이 빠르고 이완은 느린데, 기존 AI 기반 복원 모델은 노이즈를 줄이려고 하면 심장의 수축과 이완을 비슷한 속도로 복원하는 과평탄화 문제가 발생해, 심장 판막 이상 등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성능은 간 DCE(동적 조영증강) 검사에서도 입증됐다. 간DCE는 정상 조직과 달리 간암 조직에는 혈관을 타고 흐르는 조영제가 빠르게 몰렸다가 빠르게 빠져나간다는 특성을 이용한 간암 진단법이다.
유재준 교수는”이번 기술은 한정된 MRI 시퀀스만으로도 추가 데이터 없이 시공간 고해상도 복원이 가능한 AI 모델”이라며, “복잡한 튜닝을 거치지 않아도 돼 의료인들도 큰 기술적 장벽 없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대학원 대학원생 백다영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세계적인 의료AI 학회인 MICCAI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연구재단, UNIST 고유기관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