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총장 이용훈) 전기전자공학과 연구진의 성과 3건이 ‘반도체 설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2024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 채택됐다. ISSCC는 70여 년 전통의 반도체 회로설계 분야 최고 권위 학회다.
최근 진행된 ‘ISSCC 2024 한국 콘퍼런스’에 따르면, UNIST는 이미저·MEMS·메디컬·디스플레이 분야(IMMD)에서 2건, 디지털아키텍처 및 시스템 분야(DAS)에서 1건이 채택됐다. IMMD 분야 논문 2건은 김성진, 김재준 교수 연구팀에서, DAS 분야는 이규호 교수 연구팀에서 나왔다.
■ 로봇의 ‘눈’ 라이다센서.. 진화의 진화를 거듭하다!
김성진 교수 연구팀은 저전력·초소형 CMOS 라이다 센서 기술로 채택됐다. 지난 21년과 22년에 이은 쾌거다. 이번에 개발된 라이다 센서는 이전에 연구진이 ISSCC에서 발표했던 라이다 센서의 절반 크기로 전력 소모는 21배 줄었으며 160×120의 고해상도 거리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기존 라이더 센서에 들어갔던 디지털 카운터와 시간 제어 회로를 크기가 작고 전력 효율이 높은 아날로그 회로로 대체한 덕분이다. 또 디지털회로에 비해 떨어지는 정확도를 자가 보정 회로를 설계해 보완했다.
이 기술은 자율주행차, 로봇 등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 센서 크기와 소모 전력량을 줄여 모바일 메타버스 기기나 서비스 로봇등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라이더 센서는 정확한 영상을 제공하지만 전력소모가 많고 부피가 커 모비일 환경 등에서 쓰임이 제한적이었다.
연구는 삼성전자 DS부문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 전력소모 2,044배 줄인 공간정보 처리 인공지능 프로세서!
이규호 교수팀에서는 상용제품 대비 전력 소모를 2,044배나 줄인 초저전력 공간정보처리 인공지능 시스템-온-칩 (AI System-on-Chip)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라이더 센서가 기계의 ‘눈’이라면 이 AI SoC 반도체는 입력된 정보를 처리해 위치와 주변 상황 등을 추론하는 뇌 역할은 하는 반도체다. 라이다센서가 감지한 원거리, 360도 서라운드 공간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상용 모바일 컴퓨팅플랫폼인 Jetson Tx2 대비 에너지 소비량을 2,044배나 줄였으며 최대 48 FPS 연산 처리 속도를 지원한다.
연구팀은 “위치 추정 알고리즘인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에 포인트 클라우드 심층신경망 (PNN) 기술을 접목한 저전력 시스템-온-칩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며 “ 3차원 정보의 시-공간적 연관성을 통해 현재 시점에 사용 가능한 연산 자원을 미리 예측하고, 비효율적인 연산과 메모리양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 부정맥 진단부터 유해가스까지 감지하는 만능 패치 센서?!
김재준 교수 연구실은 패치형 ‘융복합 센서’ 기술을 선보인다. 센서의 신호 처리칩에 아날로그 인공지능 회로까지 넣어 센서 자체로 진단과 감지 기능을 할 수 있다. 생체신호로 부정맥을 진단하고 유해가스를 감지해낼 수 있는 센서다. 센서를 구성하는 소자들을 스티커처럼 붙였다 떼어냈다 조합하면 원하는 감지 기능이 작동되는 방식의 재구성형 플랫폼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접착형 인터포저(adhesive imeterposer)’라고 명명한 이 기술은 UNIST 기계공학과 신흥주, 정훈의 교수 연구실과 함께한 융합연구성과이다.
연구팀은 “다수의 생체신호와 환경센서 신호들을 한꺼번에 처리 가능하고, 용도에 따라 최적화가 가능한 아날로그 회로 기반의 인공신경망 엔진까지 하나의 센서 칩에 집적되어 있어서, 작은 크기의 센서 패치만으로도 인체의 부정맥과 유해가스 감지 등 다양한 이벤트들을 인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준 교수 연구실은 생체신호와 환경센서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센서에 대한 신호처리 반도체칩과 시스템을 연구해 오고 있다. 지난 22년과 23년에도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을 ISSCC에서 발표했다.
연구수행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