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공학과 이현정 교수팀은 차세대 배터리 양극 소재인 리튬니켈망간산화물 단결정 양극재의 내부 균열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소재 설계 전략을 함께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관첸 리 박사, 경북대학교 이지훈 교수팀과 함께 했다.
리튬니켈망간산화물은 4.7V의 높은 작동 전압과 고가의 코발트가 빠진 화학 조성 덕분에 대용량·저비용 양극재로 주목받는 소재다.
이 소재를 단결정 형태로 제조하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단결정 양극재는 기존 다결정 양극재와 달리 입자 간 경계가 없는 단일 입자로 구성되어, 입자 간 균열이 발생하지 않고 전해질과의 화학 부반응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이 소재는 고속 충전하는 과정에서 결정 입자 내 균열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다.
연구팀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이는 리튬 이온 확산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입자 내부에 리튬 이온 농도가 불균일해지면서 응력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응력이 단결정의 항복 강도를 초과하면 입자 내부 균열이 유발되며, 이는 충·방전 속도가 빠를수록 더욱 악화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그네슘을 일부 첨가했다. 마그네슘은 결정 내에서 구조적 기둥 역할을 하며 이온 확산 통로의 수축을 억제해 리튬 확산성을 높이고 응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마그네슘이 첨가된 단결정 양극은 빠른 충·방전 조건에서도 뛰어난 안정성을 보이며 균열 발생을 크게 줄었다.
또한, 연구진은 연속체 모델링(Continuum modeling)을 활용해 리튬 확산성과 부피 변화율에 따라 기계적 균열이 발생하는 한계 전류 밀도를 정량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목표 전류 밀도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단결정 양극재의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
이현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단결정 양극재의 기계적 성능 저하 메커니즘을 명확히 이해하고, 실험과 계산의 상호보완적 분석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단결정 양극재 설계 원리를 도출했다”며, “향후 차세대 고성능 이차전지의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UNIST 신소재공학과 신현솔 연구원이 제1저자로 주도했으며,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4월 11일 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