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원자도, 큰 나노입자도 아닌 ‘딱 맞는’ 중간 크기의 로듐 클러스터가 하이드로포밀레이션 반응에서 가장 높은 촉매 성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화 속 골디락스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 않은 ‘황금 온도’의 죽을 찾아냈듯, 반응에 가장 적합한 ‘황금 사이즈’의 촉매를 찾아낸 것이다.
에너지화학공학과 안광진 교수팀은 서울대학교 한정우 교수팀과 함께 로듐 금속이 클러스터 형태일 때 하이드로포밀레이션 반응 속도와 활성에서 모두 최고 성능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이드로포밀레이션 반응은 합성수지·가소제·세제 등 산업 원료 생산에 꼭 필요한 반응으로, 귀금속인 로듐(Rh)을 촉매로 사용한다. 하지만 현재 쓰이는 로듐 촉매는 로듐이 용액에 녹아 있는 형태의 균질 촉매라서 로듐 금속의 분리와 재활용이 어렵다. 고체 상태의 로듐을 그대로 사용하는 비균질 촉매 개발 연구가 활발한 이유다.
로듐 금속 크기는 이 고체 촉매 개발에서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기존에는 로듐 크기를 원자 수준으로까지 쪼갠 ‘단일 원자 촉매(SAC)’가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덩어리 형태 로듐보다 표면에 원자 하나하나를 최대한 노출할 수 있어 활성점이 더 많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단일 원자와 나노입자의 중간 크기인 ‘클러스터’ 형태 촉매가 가장 성능이 뛰어났다. 클러스터 촉매는 로듐 원자 약 10개 정도 뭉쳐진 형태다.
연구팀은 산화알루미늄 지지체 표면에 로듐을 0.05~5%(중량 기준)까지 다양한 양으로 분산시켜 단일 원자, 클러스터, 나노입자 형태의 촉매를 각각 만들어 분석하는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또 이러한 고성능 원인을 이론 계산으로도 입증했다. 하이드로포밀레이션 반응에서 가장 느린 단계는 CO 분자가 반응 중간체에 삽입되는 과정인데, 클러스터 촉매가 적당한 강도로 CO 분자를 붙잡아 전체 반응이 잘 일어나게 되는 원리다. 단일 원자 촉매는 너무 강하게 CO 분자를 붙잡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게 방해하고, 나노입자는 CO를 붙잡는 힘이 약해 반응이 잘 일어나지 못한다. 하이드로포밀레이션은 총 세 단계를 거쳐 일어난다.
연구팀은 “로듐의 크기와 형태가 전자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그 변화가 반응 속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단계별로 비교해 밝혀낸 연구인 만큼, 이번 연구는 귀금속과 지지체 간의 상호작용, 반응 중 산화·환원 과정, 클러스터 등의 안정성 등을 고려한 고체형 로듐 촉매(비균질계 촉매)를 개발하는 설계 전략 수립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과제 및 집단연구 ERC 과제 (미세플라스틱 대응 화공·바이오 융합 공정 연구센터)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ACS 촉매(ACS Catalysis)의 후면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지난달 19일 출판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