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 특히 이동통신 기술은 최근 30년 동안 우리생활의 모습을 극적으로 바꾸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언제든지’ 의견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고, ‘어디에서 든지’ 실시간 뉴스와 게임을 즐기는 것이 어느덧 일상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특히 양질의 모바일 서비스가 제공되는 ICT 강국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산업체와 대학, 연구소에서 끊임없이 선도적인 기술들을 개발해 온 것이 주효했다.
최초의 무선호출기 서비스가 시작된 1982년에 이어서 1세대 이동통신(1G)이라 불리는 아날로그 셀룰러 서비스가 1984년 수도권 지역에서 처음 제공되었고, 1996년에는 2세대 이동통신(2G)으로 불리는 디지털 방식의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신호를 0-1로 나누어 오류를 최소화한 디지털 형태의 무선 전송을 제공하는 2G 이동통신은 2002년에 전체 인구 대비 63%의 보급률을 보이면서 대부분의 경제활동 인구가 사용하게 되었으며, 이는 디지털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볼 수 있다.
2007년에는 3세대 이동통신(3G)인 WCDMA 네트워크가 상용화됨으로써 본격적인 무선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지고 멀티미디어 수준의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대역폭이 제공되었다.
본격적인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의 활성화는 4세대 이동통신(4G)인 LTE가 시작된 2011년 이후에 시작되었다. LTE 시스템은 음성보다 데이터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어 100Mbps 이상의 초광대역 접속과 함께 단말기에 인터넷 주소(IP)를 제공해 all-IP 기반의 인터넷 통신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유투브와 같은 비디오, 멜론과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들을 모바일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선보이기전까지 누구도 지금과 같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생활을 생각하지 못하였듯이 미래 우리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5세대 이동통신(5G)을 미리 살펴봄으로써 조금이나마 미래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다. 5G 이동통신은 기술적으로 20Gbps의 초광대역, 0.001초의 반응속도, 그리고 수많은 기기들의 동시 연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치들은 지금은 없는 새로운 서비스들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개발중인 5G 서비스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평창올림픽을 목표로 다양한 실감서비스들이 준비되고 있다. 120㎞/h 이상의 활주속도를 가지는 봅슬레이를 직접 탑승한 듯한 느낌을 주는 싱크뷰, 100개 이상의 카메라를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피겨스케이팅을 감상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 경기장의 360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VR 라이브, 원하는 선수나 지점의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옴니포인트뷰 등이 새로운 서비스로 기대된다.
또한 미래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를 위한 서비스의 구현에 있어서도 5G 서비스의 적극적인 활용이 예상되는데 이미 170㎞/h 속도의 자동차에서 3.6Gbps의 무선 전송이 가능한 5G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초의 커넥티드카를 선보였다. 조만간 자율주행차 내에서 초고화질 영상의 시청이 가능할 것이다. 미래 사물인터넷서비스를 위해서는 수많은 센서들을 5G 네트워크로 연결함으로써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성인식 기반 가전 제어, 원격 검침과 대기전력 차단이 가능한 에너지 서비스, 무단 침입에 대처하기 위한 보안 서비스 등의 제공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2018년 2월,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에는 새로운 5G 기술과 함께 자율주행차안에서 실감서비스들을 즐기고, 사물인터넷으로 보다 안전한 삶을 영위하는 생활을 꿈꾸어 본다.
주창희 UNIST 전기전자컴퓨터학부 교수 학술정보처장
<본 칼럼은 2017년 10월 10일 경상일보 18면에 ‘[경상시론]5G로 다가오는 미래’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