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UN이 정한 세계 빛의 해(International year of light)이다. 빛의 과학 즉 광학기술과 그 응용 분야의 발전이 우리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고 그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는 만큼 다양한 행사를 통해 빛에 대한 대중 및 정치권의 관심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이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빛은 조명의 색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전구들을 보면 어떤 전구는 약간 푸르스름한 빛을 내고 어떤 전구는 약간 노르스름한 빛을 낸다. 그렇기에 불이 켜졌을 때 전구 자체가 갖는 색이 어떤 색인지는 조명을 사는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 중의 하나이다
조명의 색은 ‘색온도’(엄밀히 말하자면 상관색온도)라는 것으로 표현한다. 즉 온도로 색을 표현하게 되는데, 온도와 색의 연관성은 흑체복사로부터 나온 것이다. 흑체란 자기에게 입사하는 모든 전자기 복사를 흡수하는 이상적인 물체로 사람의 눈에는 흑체의 온도에따라 흑체의 색이 다르게 보이게 된다. 흑체에 가장 가까운 물체 중 하나가 바로 태양과 같은 별이다. 그렇기에 별의 색을 보면 그 별이 뜨거운 별인지 차가운 별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랗게 빛나는 별은 빨간색으로 보이는 별보다 더 뜨겁게 타고 있는 별이다.
물론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조명은 태양처럼 뜨겁지는 않지만, 눈으로 보았을 때 태양과 같은 색으로 보이게끔 만들 수는 있다. 이럴 때 조명의 색을 표현하기 위해 눈으로 보았을 때 비슷해 보이는 흑체의 온도로 표시하는데 이를 ‘상관색온도’라고 부른다. 상관색온도는 켈빈(K)이라는 절대 온도 단위를 사용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셀시우스 온도(℃)에 273.15를 더하면 켈빈 온도가 된다. 백열등과 같이 노르스름한 빛을 내는 조명은 약 3000K, 한낮의 태양광은 약 6500K에 해당한다.
켈빈 단위로 표현된 색온도가 조명의 색을 나타내는 기본량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용자가 색온도를 이해하고 조명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KS 표준에서는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 주광색, 주백색, 백색, 은백색, 전구색과 같이 색명을 이용하여 조명의 색을 표현하도록 하고 있다.
곽영신 UNIST교수·디자인및인간공학부
<본 칼럼은 2015년 4월 29일 경상일보 18면에 ‘[곽영신의 색채이야기(6)]조명의 색을 온도로 표시한다:색온도’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