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전자 소자의 핵심 소재인 플라스틱 반도체의 전자회로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고성능 양극성 고분자가 개발돼 신소재 전자부품산업 발전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UNIST (울산과기대, 총장 조무제)는 친환경에너지공학부 양창덕(39, 유기합성전공) 교수와 울산대학교 물리학과 에너지 하베스트-스토리지 연구센터 조신욱(38, 고체물리학전공) 교수 연구팀이 전자기기 구동회로 핵심 소자인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Field-Effect Transistor, FET)의 구동 성능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타입의 반도체 고분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성과물로 인정받아 신소재 공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어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인용지수 6.99)≫ 5월호에 ‘전자-정공 양극성 고분자 반도체 물질 개발’이라는 제목의 내부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전자기기 구동회로 핵심 소자인 FET는 진공관과 비슷하게 전압 제어에 의해 증폭 동작을 하는 반도체 소자로, 전자를 구동 전하로 이용하는 n형 FET, 전자와 반대 성향을 가진 정공(正孔)을 구동 전하로 이용하는 p형 FET로 나뉜다.
FET의 구동 성능은 구동 전하의 수송능력에 따라 좌우되는데, 지금까지 개발된 반도체 고분자는 전자(n형)나 정공(p형) 중 한쪽 전하만이 잘 전달되는 단극성으로 전하의 수송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양극성 소자 구현을 위해 전자와 정공 수송물질을 섞어 복합재료를 만들거나 전자 수송층과 정공 수송층을 적층한 구조로 만드는 등 제작과정이 까다로웠다.
UNIST-울산대 공동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나의 단일층 소자 구조로 고성능의 양극성 FET 소자를 만드는 새로운 타입의 반도체 고분자 개발에 나섰다.
연구방법은 기존에 개발된 근적외선 영역 흡수능력을 가진 낮은 밴드갭(띠 간격)의 반도체성 고분자의 전자 수송능력을 활용해 고분자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합성한 뒤 FET 소자에 적용하는 것으로 했다.
연구결과 합성된 물질은 지금까지 개발된 고분자 반도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자 수송능력(0.09cm2/Vs)과 전공 수송능력(0.1cm2/Vs)이 같은 값을 나타내는 대칭성으로 뛰어난 양극성 수송능력을 보여주었다. 가장 기본적인 논리회로인 인버터(inverter) 구현에서도 고분자 반도체를 이용해 제작한 지금까지의 인버터 평균 증폭(gain)값 20에 비해 35로 아주 높았다.
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전자회로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양극성 소자 구현을 통한 디자인 및 공정 단순화로 제작비용을 절감하고, 보다 가볍고 소형화된 전자기기를 실현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조신욱 교수는 “시공간 제약 없이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되는 미래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보다 가볍고 유연한 성질로 휴대가 용이한 스마트 전자기기가 대세가 될 것인데, 이번 연구는 그러한 미래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술 개발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