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수분으로부터 보호하고, 전지 ‘노화’를 일으키는 자외선을 차단해 유용한 가시광선으로 바꾸는 1석 3조의 기술이 개발됐다. 완성된 전지에 이 물질을 간단히 코팅하는 방식이라 기존 제조공정을 바꾸지 않으면서 전지 종류에 관계없이 쓸 수 있다.
UNIST(총장 이용훈) 권태혁·서관용·장성연 교수팀은 수분은 막아내면서 자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바꾸는 다기능성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코팅재료와 코팅 방식을 개발했다. 물을 밀어내는 성질(발수성)을 강화한 유기금속을 ‘초음파 스프레이 방식’으로 전지에 입힌 것이다. 이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갖는 고질적 문제(수분 취약성)를 해결하고 전지 효율도 높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유기금속은 페로브스카이트에 쪼여진 ‘자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전지에 유해한 자외선은 막고, 이를 페로브스카이트 전지가 흡수해 전력을 생산 할 수 있는 형태의 가시광선으로 바꾸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유기금속의 발수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수분과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막으면서 효율을 끌어올렸다.
제1저자인 화학과 황은혜 연구원은 “유기금속은 금속인 백금 이온 주변에 유기물이 ‘꼬리’(리간드)처럼 달라붙어 있는 구조를 갖는데, 이 꼬리 부분에 발수성이 강한 물질(작용기)을 썼다”고 설명했다. 공동 제1저자인 김형우 에너지공학과 연구원은 “자외선을 선택적으로 흡수해 이를 다시 가시광선으로 발산하는 유기금속을 밀도범함수 이론에 기초해 디자인 했다”고 전했다.
유기금속이 코팅된 전지는 50-60%의 높은 습도에서도 900시간 가까이 초기 효율을 유지했고, 광하향변환(Photon Downshifting)에 의해 전지 효율도 향상 됐다. 또 이 코팅을 적용하지 않은 전지의 경우 300시간 만에 자외선에 의해 효율이 반으로 줄어든 반면, 코팅이 적용된 전지는 처음의 효율을 유지했다.
서관용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고질적인 불안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전지의 효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큰 연구”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 유기금속을 쉽게 코팅할 수 있는 경제적 기법도 개발했다. 미세 입자상태의 복합체 용액을 압축 질소 기체를 이용해 아주 얇게 코팅하는 방법이다. 기존 공정들과 달리 기판의 윗면과 측면을 동시에 코팅할 수 있다. 장성연 교수는 “최소한의 공정으로 경제성(약 US$2.0/m2)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권태혁 교수는 “다기능성 보호막을 단일물질(유기금속), 단일공정을 통해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크다”며 “페로브스카이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태양전지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서도 가치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온라인 공개됐으며 9월 23일(한국시간) 출판될 예정이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