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5월부터 8월까지 오존 집중 관리를 시행하겠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성층권에서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착한 오존’과 달리, 지표면 오존은 도심의 오염물질과 뜨거운 햇볕이 반응해 생겨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주로 한낮 도심에서 오존 오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야간 농촌 지역에서도 고농도 오존이 장시간 정체하는 현상이 포착되면서, 기존 오존 관리 제도의 시공간적 사각지대를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팀은 자체 개발 AI 모델로 분석한 결과, 오존이 밤사이 농촌 지역에 장기간 체류하는 양상을 포착해 냈다고 6일 밝혔다.
오존은 햇빛과 공기 중 오염물질이 반응해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로, 하루 중 기온이 높은 오후 시간대에 가장 짙게 나타난다. 초미세먼지보다 작아 일반적인 보건용 마스크로도 차단되지 않으며, 폐포 깊숙이 침투해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위해성에도 불구하고, 오존은 무색무취의 기체라 실시간 고정밀 감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구름 유무에 상관없이 동아시아 전역의 지표면 오존 농도를 24시간 고해상도로 추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전천후(All-sky) 모델을 개발했다.
제1 저자인 김예진 연구원은 “기존 모델은 구름이 지표를 가리면 관측 공백이 생겨 정확한 추정이 어려웠던 반면, 이번 전천후 모델은 구름이 낀 조건에서도 오존 농도를 추정할 수 있어, 시간대나 날씨와 상관없이 끊김이 없는 감시가 가능하다. 또 기존의 글로벌 대기질 재분석 자료(CAMS) 대비 40배 촘촘한 2km의 해상도를 지녀, 좁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국지적 고농도 오존도 포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모델로 동아시아 지역을 분석한 결과, 오존 농도는 주간 도심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일부 도시 인근 농촌 지역에서는 일몰 이후에도 오존이 빠르게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장시간 체류하며 고농도를 유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임정호 교수는 “지상 관측소가 대부분 도심에 집중되어 있어 놓칠 수밖에 없었던 오존의 지역·시간별 특성을 정확히 반영한 것으로, 향후 오존계절관리제와 같은 환경 정책 수립에도 정밀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히마와리-8(Himawari-8) 위성의 밝기온도와 기온, 풍속, 태양복사량 등 다양한 기상 데이터를 결합하고, AI가 어떤 정보를 근거로 예측을 했는지 분석할 수 있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기법을 적용해 이 같은 모델을 개발했다. 밝기온도는 위성이 지표나 대기에서 감지한 적외선 에너지를 온도로 환산한 값으로, 실제 기온뿐 아니라 햇빛 세기나 대기의 열 상태 같은 여러 환경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AI는 이 밝기 온도를 통해 오존이 얼마나 생성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예측 과정에서 AI가 어떤 정보를 가장 중요하게 사용했는지를 분석했는데, 밝기 온도가 그중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나, 정밀한 오존 예측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확인됐다.
본 연구는 환경부, 해양수산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5월 5일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