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드론은 현재 실외에서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기반으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한다. GPS는 위성에서 보내는 신호를 수신해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계산하는 위성항법시스템. 하지만 좌표만 나오기 때문에 장애물의 모습을 파악해서 이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
GPS의 오차 범위는 대략 5m 정도인데, 이 수준이면 택배 물건을 옆집에 내려놓을 수도 있다. 장애물이 많은 지역에서는 신호가 끊길 경우도 적지 않다. 군사용으로 사용하는 드론은 다양한 보정기술을 탑재해 대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지만 상업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황성주 교수는 GPS의 취약점을 보완할 기술을 2가지 소개했다. 우선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이다. 이 기술은 지도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주변위치를 스스로 인식하는 동시에 주변 환경을 3차원 지도로 만들 수 있다. 또 정적으로 지도를 구축하는 SFM(structure from motion)도 있다. 이를 이용하면 2D 이미지와 움직임 정보를 이용해 주변 환경의 3차원 지도를 만들 수 있다.
황 교수는 “SFM을 통해 미리 구축한 지도에서 위치를 인식하면 SLAM과 비교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며 “두 가지 기술이 드론에 적용되면 드론이 목적지를 또렷하게 인식하고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알프스 고산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한 무인택배 실험이 성공해 화제가 됐다. DHL과 도미노 피자 등에서도 드론을 이용해 택배 및 배달을 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 것일까.
“땅이 넓고 주택 간 거리가 떨어진 지역에서는 GPS를 기반으로 한 드론 택배가 유용할 수 있어요. 반면 도심 지역은 아직까지 사람이 더 나아요. 도심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고 지형도 제각각이거든요. 이렇게 되면 드론이 자기 위치를 인식하기 어려워요. 숱한 장애물을 피해서 비행하는 것도 쉽지 않고, 물건을 받아야 할 사람에게 정확하게 배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죠. 악천후나 실내 환경에서는 GPS를 기반으로 하면 위치 인식 및 이동이 힘드니까요. 이럴 땐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한 정교한 3차원 지도 구축 및 충돌 회피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황 교수는 레이더와 카메라 등 센서 기술이 발전하고, SLAM 같은 기술이 좀 더 개발돼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면 도심에서도 드론을 이용한 택배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황성주 교수가 내다보는 드론의 미래:
황성주 교수는 드론의 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이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론이 장난감으로만 끝나진 않을 거예요. 이미 여러 방면에서 쓰이고 있고 필수적으로 자리 잡은 곳도 있으니까요. 기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미래가 밝아요. 21세기 초반 우리 삶의 혁신을 가져온 것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었지요. 앞으로 21세기에는 드론을 포함한 로봇 기술이 그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