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같이 공부해도 결국 내 머릿속에 남아서 사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니까. 연구도 마찬가지일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같이 실험하고 토론하다보면 막혔던 연구도 어느새 새로운 길이 열렸다. 동료들과 의논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창조적인 연구, UNIST에서 이뤄졌다. <편집자 주>
어릴 때부터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던 필자의 꿈은 말 그대로 ‘멋있는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었다. 필자가 설계하고 만든 결과물이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되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람들이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데 기여하는 엔지니어로 살고 싶었다. 특히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에 관심이 많아 전기전자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반도체 산업의 방대한 영역 중에서는 ‘반도체 회로 설계’ 분야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싶었다. 학부 수업을 들으며 이 분야 전문가인 최재혁 교수님을 알게 됐고, 3학년부터는 최 교수님의 연구실에 들어가 인턴십을 시작했다.
다른 대학이었다면 학부생 신분으로 연구에 참여하긴 어려웠을 테지만 UNIST에서는 가능했다. 연구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에게 학력이나 나이 등의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 인턴십 기간 동안 학부 수업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했다.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연구가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확인했고, 연구 결과가 실제 산업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볼 수 있었다.
‘반도체 회로’ 연구로 삼성휴먼테크 논문상에 GPF까지
필자는 미래 사물인터넷(IoT)에 쓰일 센서에 들어가는 반도체 회로 설계를 연구하고 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에는 서로 통신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다. 어떤 사물에도 붙일 수 있도록 가볍고 저렴해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다.
이 주제에 집중해 연구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연달아 다가왔다. SCI저널에 세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삼성휴먼테크 논문상’과 ‘ISSCC 실크로드 어워드’ 수상이라는 결과까지 따라온 것이다. 최근에는 같은 주제로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글로벌박사양성사업(GPF) 지원자로 선발되기도 했다.
이런 성과들에는 최재혁 교수님과 연구실 동료들이 함께 토론하고 연구했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UNIST에서는 연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무척 자연스럽다. 모르는 문제나 탐구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 늦은 시간까지 의논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했다.
특히 지도교수인 최재혁 교수님의 아낌없는 격려와 조언은 초보 연구자에게 큰 힘이 됐다. 그 덕분에 연구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지금도 필자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은 연구실 사람들과 세미나를 열고 토론할 때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듣는 일은 기대 이상의 기쁨을 선사한다.
최고의 연구자 길러낼 최적의 환경, UNIST!
필자는 앞으로도 실용적인 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내 손에서 탄생한 기술이 세계적인 기술 흐름에 기여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렇게 열심히 연구에 매진하다보면 어느새 ‘멋있는 반도체 엔지니어’가 되어 있지 않을까.
엔지니어라는 막연한 꿈을 분명하고 또렷하게 다듬을 수 있었던 건 바로 UNIST에 입학했기 때문이다. 열정과 꿈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있다면, 그 꿈을 키워나가는 최고의 선택은 UNIST라고 자신한다. 값진 경험을 무궁무진하게 쌓을 수 있는 연구 환경과 열띤 토론으로 함께 밤을 지새울 수 있는 똑똑하고 에너지 넘치는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새내기 과학자가 꽃봉오리를 활짝 피우도록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교수님까지. UNIST는세계 최고의 연구자를 길러낼 원동력이 갖춰진 곳이다.
‘UNIST가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대단한가?’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에게 ‘진로 체험’이나 ‘Explorer@UNIST 캠프’에 참가하기를 권한다. UNIST 캠퍼스에 직접 와서 눈으로 본 사람들이라면 필자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 최서진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대학원생
최서진 학생은 UNIST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동대학원 전기전자공학과로 진학했다. 현재 그녀는 최재혁 교수님의 지도 아래 집적회로시스템 연구실(Integrated Circuits and Systems Lab , ICSL)에서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