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바이오 분야 일자리 위협과 산업 전환에 대해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한 바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상당히 많은 업무들을 대신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주 CN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빌게이츠는 “유능한 의사, 유능한 교사 등 인간 전문가들에게 우리는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AI가 발전하면 10년 안에 의료 자문, 가정 교사 등이 무료로 제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는 정식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만 제공되던 지식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무료지성’이라는 시대가 올 것”을 주장했다.
전문 지식은 예전에는 교육을 받은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에는 전문적인 지식은 대학과 도서관에서 주로 종이 문서의 형태로 접할 수 있었고,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구글과 네이버와 같은 서치엔진을 통해 더 이상 종이문서가 아닌 디지털 형태의 지식들이 우리에게 손쉽게 제공되고 있다. 여전히 전문적인 지식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에서는 한계가 존재했기에 전문가들은 그들의 영역을 지켜낼 수 있었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은 단순히 디지털화된 정보의 검색 차원을 넘어 정보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예측을 가능하게 해 주고 있다. AI는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정보의 이해와 추론, 예측 영역에서 어떤 측면에서는 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한 직업이나 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인공지능이 파고들 것이 예상되며, 빌 게이츠가 그런 측면에서 의사와 교사라는 직업을 예시로 든 것은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의사와 교사 직업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식의 해석이나 활용의 측면에서 인간의 전문 지능의 영역을 대체하겠지만, 여전히 그 지식을 기반으로 한 최종적인 결정이나 실행은 우리가 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특히 의료는 결정에 대한 책임이 수반되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빠르게 발전하는 AI 시대에 지역의 바이오산업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 이미 방대한 데이터와 앞선 기술로 하루가 다르게 치고 나가는 미국과 중국과의 격차는 갈수록 위협으로 다가온다. 엄청난 물량공세로 치고 나가는 이들과의 경쟁은 쉽지 않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울산이라는 지역에서의 의료 인공지능의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어떤 고민이 필요한 것인가? 가능은 한 것인가? 단서는 데이터에 있다고 생각한다. AI 기술은 현재까지 개방된 환경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결국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키느냐에 따라 경쟁력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인공지능시대에 데이터 경쟁력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겠지만, 세가지 정도의 측면에서 논의해 보고자 한다. 먼저 새로운 데이터의 창출이다. 빌게이츠도 바이오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인공지능이 질병을 진단하고 DNA를 분석하는 데 뛰어나지만, 생물학적 연구에 필요한 창의성이나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에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생명과학, 의료의 영역은 화학이나 재료 등의 분야와 비교해 여전히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계속적으로 새로운 데이터가 필요한 분야이다. 이런 측면에서 울산에서 국내 최초로 만명게놈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것은 의미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남아있지만, 울산은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해 바이오산업에 대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 이제는 국가차원의 게놈프로젝트가 확장돼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울산 만명게놈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과 게놈데이터를 활용해 다음 단계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에는 데이터 경쟁력에 남은 두가지 측면인 차별화된 데이터와 데이터 통합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본 칼럼은 2025년 4월 2일 경상일보 “[배성철칼럼]의료 AI의 경쟁력은 의료데이터(1)”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