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브랜드를 육성해 지역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 4대 과학기술원 혁신비전 선포식에서 UNIST가 밝힌 전략이다. 2020년까지 10개 연구브랜드를 발굴하고, 각 브랜드를 중심으로 세계적 강소기업 10개를 길러내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또 UNIST Family를 통한 지역산업과 맞춤연구개발도 추진한다. 2016년 UNIST 캠퍼스는 더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1. R&D | UNIST 연구브랜드, ‘이차전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충전해서 쓰는 배터리(이차전지) 기술이 뜨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쓰는 리튬이온전지는 테슬라의 전기자동차에도 들어간다. 휴대용 전자기기뿐 아니라 자동차까지 넘보는 이차전지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향후 10년간 소형 이차전지 시장은 2.3배, 중대형 전지 시장은 19.3배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흐름은 세계 3위 수준의 이차전지 연구역량을 보유한 UNIST에겐 반가운 일이다. 특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조재필 교수가 개발한 기술은 지역기업에 이전돼 사업화 궤도에 올랐다. 올해 10월에는 ‘미래형 이차전지 산학연 연구센터’도 완공된다.
이 센터는 이차전지 산업의 거점 연구센터로 활약할 계획이다.세계적 연구 성과에 기술이전 성공, 거기다 연구센터 구축까지. UNIST의 이차전지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UNIST는 이 사례를 바탕으로 10대 연구브랜드 육성에 나선다. 개교 초부터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과 연계해왔던 움직임을 더 구체화하려는 것이다.
정무영 총장은 과학기술원 혁신비전 선포식에서 네 분야를 중심으로 UNIST 10대 연구브랜드를 발굴,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4대 중점 분야는 ‘차세대에너지’와 ‘첨단신소재’, ‘바이오메디컬’, ‘ICT융합’이다. 이차전지의 바통을 이어받아 UNIST의 새로운 브랜드를 노리는 후보들은 지금 다양한 성과를 올리며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 차세대 촉매센터의 야심찬 출발!
10대 연구브랜드 육성과 이를 통한 세계적 강소기업 육성이라는 커다란 계획과 함께 세부 계획도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촉매 분야는 ‘차세대 촉매센터’ 출범으로 이미 경쾌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난 1월 19일 문을 연 차세대 촉매센터는 수출 1위 분야인 화학 산업의 미래를 이끌 원천기술 개발을 선언했다. 앞으로 5년간 총 85억 원이 투입될 이 센터는 고효율 저가 촉매 기술을 개발하고,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2. Business | 기술사업화로 세계적 강소기업!
‘UNIST 하면 떠오르는 연구브랜드’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훌륭한 씨앗이다. 조재필 교수의 이차전지 기술처럼 기업에 이전해 세계적 강소기업을 육성할 기반이기 때문이다.
현재 10대 연구브랜드로 꼽히는 분야는 ‘이차전지’, ‘해수전지’, ‘기후변화대응 이산화탄소 자원화(촉매)’, ‘그래핀’, ‘탄소섬유 기반 복합소재(경량화 부품)’, ‘첨단스마트센서’ 등이다. 바이오 잉크를 활용한 신경세포 프린팅 등 ‘3D 바이오 프린터’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게놈’ 등도 유력한 후보에 올랐다.
이 브랜드를 중심으로 산업화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에 이전해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게 UNIST의 전략이다. 기술이 뒷받침하는 기업은 전통 산업 위주의 울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또한 한국을 먹여 살릴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UNIST 기술 중심의 창업 지원 전략도 있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창업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원스톱(One-Stop) 지원 시스템이 핵심이다. 교육에서도 창업 관련 지원이 이뤄진다. 입학생 모집에서 창업인재전형을 운영하며 다양한 창업 교육 및 실습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UNIST 고유의 창업 지원은 선구적 모델을 제시하며 새 시장과 판로를 개척할 것이다.
3. Start-Up | 산학 벤처 1호, ‘(주)커넥슨’ 창업
기술 중심 기업으로 지역산업을 튼튼히 하겠다는 UNIST 전략에 딱 맞는 사례가 나왔다. 생명과학부 정웅규 교수와 울주군 자동제어 기업 (주)에이딕이 손잡고 만든 (주)커넥슨(Conecson)이다. UNIST에서 산학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첫 벤처기업이기도 하다.
이 기업의 주력 분야는 ‘모바일 의료진단’이다. 크고 무겁고 비싼 장비 때문에 병원에서만 할 수 있던 건강진단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스마트폰과 (주)커넥슨이 개발한 의료용 태블릿 ‘유니패드’를 이용하면 원격 및 응급진료는 물론 새로운 의료 서비스도 가능하다. 의료용 센서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보내고,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진단하며, 필요할 경우 이 데이터를 병원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특히 모바일 의료진단 기기는 기존 내시경 장비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또 자체 개발한 안드로이드(Android) 기반의 내시경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영상 데이터와 진단 정보를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다.
정웅규 교수는 “침체기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주)커넥슨이 바이오메디컬 산업시장을 선도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4. UNIST Family | 새로운 가족, ‘기업회원제’
UNIST에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UNIST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울산을 비롯한 한국의 경제를 떠받칠 예정이다.
기업회원제는 기업과 UNIST 모두를 위한 제도다. 산업현장에서 기업이 겪는 기술적 고민을 모아 해결책을 찾고, UNIST가 보유한 우수한 특허와 기술, 연구진 등을 공유해 더 나은 사업적 기회를 모색하는 틀이 되는 것이다.
정무영 총장은 지난 11월 말 기업회원제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기술사업화와 창업, 산학협력을 통한 UNIST 연구성과의 확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업회원제를 통해 지역산업 맞춤형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함께 발전하는 UNIST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도는 회원가입을 통해 기업을 밀착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서비스하는 게 특징이다. UNIST는 기업회원들에게 특허, 연구인력, 연구장비 등 R&D 정보를 제공한다. 또 교수진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더불어 기술개발을 위한 분석・장비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첨단장비 지원은 연구장비 부족으로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산업체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