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센서에 에너지 공급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 부분은 신소재공학부 백정민 교수가 풀고 있다.
“눌러서 기계적인 압력을 주면 전압이 생기는 ‘압전효과’를 이용해 전기 생산 방법을 연구해왔어요. 다만 압전 소재는 가해지는 압력 때문에 변형(strain)이 생겨, 이로 인해 부서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었지요.”
압전 소재의 한계에 부딪친 백정민 교수는 ‘정전기’를 이용한 소재 연구에 돌입했다. 물체를 이루는 원자 주변에는 전자가 돌고 있는데, 원자핵에서 멀리 떨어진 전자들은 마찰을 통해 다른 물체로 쉽게 이동하기도 한다. 이때 전자를 잃은 쪽은 (+) 전하가, 전자를 얻은 쪽은 (-) 전하가 돼 전위차가 생긴다.
우리 몸이 주변 물체와 접촉하면 마찰이 생기면서 몸과 물체가 전자를 주고받는다. 이때 전기가 조금씩 저장되고, 한도 이상 전기가 쌓였을 때 적절한 유도체에 닿으면 그동안 쌓였던 전기가 순식간에 불꽃을 튀기며 이동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정전기다.
“정전기에는 두 가지 물질이 필요해요. 한쪽은 전자를 잘 제공해주는 물질(양전하 대전체), 다른 한쪽은 그 전자를 잘 받는 물질(음전하 대전체)이어야 하죠. 정전 효과와 정전기 유도 현상으로 외부 서킷(전기회로)에 흐르는 전류로 센서를 구동시킬 수 있습니다.”
정전기 기반 기술은 두 물체의 접촉에 의해 일어나는 덕분에 부서지는 현상도 해결할 수 있다. 보통 양전하 대전체에는 알루미늄이, 음전하 대전체에는 테플론이나 폴리이미드 등 전기친화도가 큰 물질이 쓰인다.
백 교수는 “정전기 기반 기술은 향후 소재 분야에서 개발될 게 많다”며 “미래에는 센서를 만드는 소재로 금속산화물 및 탄소 소재가 각광받을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