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과 특별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어떤 계기로 극적인 변화를 겪으면 누구나 색다르게 변할 수 있다. 누구보다 평범한 고교생이었던 김세진 씨는 UNIST를 만나면서 남다른 인생을 꾸리게 됐다.
‘새로움’과 ‘가능성’에 끌려 UNIST에 진학한 그는 자신만의 꿈을 찾고 LG디스플레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를 특별하게 만든 UNIST 생활기에 귀 기울여보자.
김세진 씨는 UNIST 2기로 입학했다. 고교 시절 그는 꼭 되고 싶은 것도, 무언가를 이뤄내겠다는 대단한 의지나 포부도 없었다. 그저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10대 후반의 학생이었다. 그러다 보니 꼭 가고 싶은 대학이나 학과도 없었다. 다만 오랜 기간 열심히 공부한 만큼 진학할 대학은 허투루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어떤 대학을 갈까 고민하던 차에 UNIST 브로슈어를 접했어요. 개교 2년차 대학교였지만 성장세가 어마어마해 눈이 갔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UNIST로 진학하려니 머뭇거려졌어요. 그래서 교수진들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UNIST에는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연구자들이 몰려들고 있었어요. 전 거기에서 UNIST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새로 생긴 도전적인 대학교, 그리고 그곳에 몰려드는 석학은 세진 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 가지 이유로 UNIST 캠퍼스에 발을 디딘 그는 ‘청춘의 꿈’을 품게 됐다. UNIST가 아무런 목표 없던 신입생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해준 것이다.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UNIST
2010년 당시 아직은 불투명하던 세진 씨의 꿈은 UNIST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채워졌다. 세진 씨는 대학 진학 시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았던 차세대에너지에 주목했다. 특히 UNIST에서는 그래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진로 결정에 도움을 줬다.
“다양한 차세대에너지를 접하고 먼저 연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로 진학했죠. 기술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 연구원이 될까도 생각해 봤어요. 그런데 점점 획기적인 기술을 알리고 전체적인 사업을 꾸리며 큰 그림을 그리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세진 씨는 에너지공학과 화학공학을 전공하며 ‘엔지니어 마인드’를 습득했다. 이 역량은 그가 LG디스플레이의 기술영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데 기초 체력이 되었다. 그가 배운 엔지니어 마인드가 고객사와 개발자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절충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UNIST가 전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글로벌 캠퍼스라는 환경도 그를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세진 씨는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을 통해 특기가 된 영어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다.
“에너지공학 수업 중에 배터리에 관련된 논문을 읽고 그 논문에 대해 영어로 설명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하듯 교단에 서서 평이하게 발표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친구와 함께 배터리를 보러 간 아빠와 딸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대본을 만들어서 연기를 했죠. 교수님도 친구들도 모두 지루해하지 않고 재미 있게 들으며 좋아해서 뿌듯했습니다.”
UNIST와 세계를 잇는 다리가 되어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공들여 발표를 준비하던 습관은 현재 현장에서 그의 존재감을 두드러지게 만든다. 세진 씨는 해외 고객사에게도 유창하게 기술을 소개하는 촉망받는 인재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요. 새로운 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거든요. UNIST에서 공부하면서 차곡차곡 쌓아왔던 경험이 제게 큰 자산이라는 걸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 속에서도 긍정적인 미소를 잃지 않는 세진 씨.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UNIST에 입학한 게 ‘신의 한 수’였다고 말한다. 개교 초 학교가 가지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성장해오며 꿈을 찾고 구체적인 미래도 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비록 연구자의 길로 들어선 건 아니지만, 제가 UNIST에서 받은 감사한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며 “후배들이 UNIST라는 멋진 환경을 잘 이용해서 꿈꾸는 자신만의 미래를 꼭 이루길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