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 연구원은 ‘환경 문제 해결’이라는 어린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UNIST에 입학했다. 4년간 캠퍼스에서 기초 실력을 차근차근 쌓은 그녀는 졸업 후 진로를 대학원 진학으로 잡았다. 국내 명문대부터 해외 유학까지 선택지는 많았지만, 그녀의 마음에는 오직 UNIST만 자리했다. 꽃피는 청춘을 오롯이 UNIST와 함께 하기로 결심한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어렸을 때부터 별 보는 게 좋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의 별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넋 놓고 보고 있을 때가 많았다. 행여 황사라도 끼어 하늘이 탁해지면 별이 보이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때부터였다. 깨끗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맑은 하늘을 보기 위한 작은 소망을 가지고 이리저리 궁리를 했다. 환경운동가가 되어 환경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볼까. 그보다 환경 문제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을 없애는 게 더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그렇다면 과학을 이용해 환경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내자. 그렇게 화학에 전념하다 보니 어느새 UNIST에 도착하게 됐다.
바쁘니까 청춘이다
하지만 입학 후 늘 연구에만 몰두했던 것은 아니다.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교에는 참여하고 싶은 매력적인 활동이 셀 수 없이 많았다. 특히 UNIST는 신생 학교가 가지는 특유의 생기까지 더해져 있었다. 당시 신입생이었던 필자에게 캠퍼스는 커다란 놀이터처럼 보였다. 학부 4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진짜 하고 싶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활동들을 가려내야 했다.
그렇게 거르고 걸러 선택한 첫 번째 활동이 UNIST 학생홍보대사인 ‘UNI’였다. 과학자로서 뚜렷한 목표를 갖고 UNIST에 애정을 가득 품은 채 입학했기에 학교에 대해 잘 알고 싶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신입생 때는 학교의 이모저모에 대해 공부했고, 활동의 추축인 2학년이 됐을 때는 기장도 맡았다. UNIST 구성원은 물론 외부 사람들을 만나 학교를 알리는 일은 뜻깊은 경험이었다.
‘TEDxUNIST’의 활동도 병행했다. 이 행사는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을 시민과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미국에서 시작된 지식공유행사인 TED에서 독립적으로 기획된 TEDx의 일종이다. TED 강연은 20분 안팎의 짧은 시간 동안 통찰력을 일깨우고 지적 자극도 전해줘 관심을 갖고 있던 차였다. 이런 강연을 UNIST에서 펼칠 수 있다는 멋진 생각에 동참하면서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었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발전시키는 이들을 만난 덕분이다. 그들과 교류하면서 오랫동안 그려왔던 과학자로서의 꿈을 더 단단히 다지게 됐다.
UNIST를 떠나고 싶지 않아서
UNIST에서 만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꿈을 꾸고 그걸 이루기 위해 열중한다는 점이다. 그들을 보면서 어렸을 때부터 쌓아왔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특히 위계질서가 엄격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원활하게 소통하며 연구하는 현재 소속된 UNIST 실험실 분위기가 진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학부생으로서 3학년 겨울방학부터 연구실에 합류해 다양한 논문을 읽으며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아왔다. 당시 주기적으로 그룹 랩 미팅에 참여하고 연구동향을 파악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연구실 활동에 익숙해진 것이다. 혹시 진학을 고민하고 있다면 ‘끊임 없이 무엇이 하고 싶은지 고민을 하며 직접 부딪히며 해봐야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
필자의 경우 UNIST 캠퍼스에서 보냈던 시간이 진로에 확신을 갖게 하는 자양분이 됐다. 또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이곳의 매력을 깨달았기에 UNIST에 머무르기로 결심했다.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더 많은 초보 연구자이지만 이런 이야기가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이나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더 많은 후배들이 자신의 꿈을 찾기를, 또 UNIST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
글_ 구민
구민 연구원은 UNIST에서 화학과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뒤 UNIST 화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현재 그녀는 UNIST에 자리한 IBS(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CMCM)에서 로드니 루오프 교수의 지도 아래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