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떨어지자 푸르른 신록이 드러났다. 자전거 타고 야외로 나가 책 읽기 딱 좋은 날씨다. 도서관 서가에서 책 한 권을 골라잡고,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자. 그곳에서 같은 책을 손에 든 멋진 이성이 당신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책과 자전거가 싣고 올 낭만적 사랑을 위한 ‘데이터 시각화’는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의 이승철 교수팀이 마련했다.
데이터 시각화는 통계나 수치 자료가 담고 있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 작업을 거치면 그래프나 표로는 읽어내기 어려운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UNIST 학술정보관에 있는 수많은 책을 분야별로 살피는 건 물론,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자전거 도로도 금방 눈에 들어온다. 복잡한 데이터를 담은 매력적인 이미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 많은 책들은 어떻게 다 분류할까?
오른쪽 그림은 이승철 교수팀이 UNIST 학술정보관에 있는 책들을 나뭇가지(Tree) 형태로 분류해 나타낸 그림이다.
이처럼 기존의 데이터 시각화는 기준에 따른 대분류, 소분류 등을 통해 나뭇가지처럼 길게 늘어뜨렸다. 이는 우리 눈에 익숙한 형태지만 세로로 너무 길어 한눈에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한눈에 보는 UNIST 학술정보관 책들
노랑, 분홍, 초록의 싱그러운 색들이 눈길을 잡아당긴다. 보기만 해도 향긋한 꽃향기가 나는 이 그림은 UNIST 학술정보관에서 소장한 책들을 원형으로 나타낸 것이다.
학술정보관은 10만 6000여 권의 책을 4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가운뎃점부터 바깥 방향으로 이어지는 4단계의 점을 원형으로 구성해 꽃이 활짝 핀 모습을 연상시킨다. UNIST 학술정보관에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있는지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어느 분야 책이 가장 많을까?
원 테두리에 책을 쌓아 표현한 그림이다. 각 분류에 해당하는 책이 얼마나 되는지 비율로 표시했다. 위의 그림과 조합하면 분류별 책 현황과 어떤 분류의 책이 부족한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분류 구조와 책 보유량을 동시에 나타낸 이 시각화 자료를 이용하면 향후 책 구매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데이터 시각화 자료는 책뿐 아니라 제품 관리 등에도 활용 가능하다.
동글동글, 자전거 바퀴가 굴러가는 길
대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인공공자전거대여시스템을 운영하며,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이 자료를 이용하면 통행량이 많은 도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눈에 보기 쉽게 가공한 자료가 바로 동그란 그림이다.
원 밖에는 자전거의 대여와 반납이 이뤄지는 정류장 이름이 쓰였다. 가까이에 있는 정류장끼리 묶어 총 8개 그룹으로 나눴으며, 50번 이상 통행한 정류장끼리 선으로 연결했다. 같은 구간은 선 1개이며 굵기도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같은 그룹 속 정류장 간에는 통행이 활발하며 그룹 간 통행량은 특정한 구간에서만 교류가 나타난다.
원하는 부분만 잘 보여주는 시각화 기술
첫 번째 그림처럼 대전시의 무인자전거 통행량을 나타냈다. 달라진 점은 추가된 색들이다. 이는 ‘수도시설관리사업소앞’ 정류장을 기준으로 통행한 정류장들을 색깔로 표시한 것이다.
빨간색은 자전거를 빌린 정류장이고, 초록색은 자전거를 반납한 정류장이다. 색깔을 더함으로써 정류장 간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게 됐다. 이처럼 데이터 시각화는 기존 그래픽과 달리 원하는 부분을 강조하기 좋다.
밝아져라, 자전거 정류장의 빛!
이 그림 역시 자전거 통행량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시각화다. 각 정류장을 지도 위에 그리고 통행량을 나타냈다. 각 정류장은 원으로 나타냈으며, 사용자가 대여하고 반납한 구간을 선으로 표시했다. 같은 구간 사용자가 많을수록 선이 굵어진다.
데이터를 지도 위에 시각화했기 때문에 실제 위치와 함께 전체적인 통행량을 알아볼 수 있으며, 향후 자전거가 더 필요한 정거장을 파악하거나 교통량이 많은 지역 분석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같은 그림을 확대하거나 축소해 살펴보면 지역별로 세세한 부분까지 알 수 있다
이미지 제공 및 자문_이승철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교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