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은 약간 불편하고 번거로워도 그대로 산다. 그런대로 살 만하고 어떻게 바꿔야 할지도 모르며, 귀찮기도 해서다. 하지만 박현규 학생에게는 작은 불편함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다. 이를 해소할 아이디어로 15개나 되는 공모전에 참가했고, 누적상금도 2700만 원이나 거뒀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자산으로 그는 앞으로 세상을 바꿀 ‘큰 생각’이 떠오르길 기다리고 있다.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박현규 학생이 생활 속 아이디어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 부모님과 함께 찾은 전국 학생 과학 발명품 경진대회 수상작 전시회에서였다.
“어렸을 때 수상작들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이게 정말 있다면 편하겠다’부터 ‘대부분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잖아!’,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한 걸까?’ 하는 생각이 샘솟았죠.”
그때부터 그는 생활 속 불편을 찾고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습관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습관이 된 생각, 쌓여가는 아이디어
“최소 하루 한 시간씩은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뽑아낸 다음에는 꼭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제가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도 사실 남들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일 수 있으니까요.”
현규 학생은 1주일치 아이디어를 들고 자주 교수실 문을 두드린다. 스승의 조언을 통해 그의 생각이 현재 산업적인 수요가 있는 것인지 효율적인 아이디어로 발달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아이디어가 일단락되면 특허정보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에 들어가 혹시 자신의 아이디어가 현재 제품으로 구현됐는지 검색한다. 만약 없다면 아이디어를 본격적으로 구체화한다. 현재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어도 실망하긴 이르다.
“제가 여태 궁리했던 과정에 약간의 변형을 더해 다른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는 거죠. 아이디어 하나도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붙잡고 있는 이유요? 글쎄요… 그냥 재밌어요.”
수강료 0원! 최고의 수업, 공모전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즐거워요. 이전까지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했던 문제들 속에서 저만의 독특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요. 그래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는 각종 공모전을 찾게 됐어요.”
그는 공모전을 준비할 때마다 얻을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며 ‘공모전 예찬론’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에따르면 공모전은 ‘프로젝트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어떤 문제점이나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일정 시간 동안 몰입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작업을 하다 보면 저절로 배우고 커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셀 수 없이 많은 공모전에서 무엇을 택해야 할까. 현규 학생은 먼저 스스로 원하는 바를 잘 살피라고 권한다. 배우고 싶은 게 뭔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파악해야 효과도 더 큰 법이다.
“저는 서비스보다 제품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삼성SDI 혁신제품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여해 실제로 생산되길 바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어요. 이후 제품을 어떻게 마케팅 하느냐가 제품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을 깨닫고 ‘LG전자 UI/UX 아이디어 공모전’에도 나갔어요. 이 제품을 사용할 대상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배우려고요.”
한 걸음씩! 꿈을 향해 꾸준히 걷는다
“제 목표가 공모전에 나가 상금을 모으고 상장으로 스펙을 쌓는 건 아니에요. 공모전은 꿈을 이루기 위한 좋은 디딤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간을 쪼개 도전한 거죠. 제 꿈은 제 아이디어 제품이나 서비스를 100만 개 파는 거예요.”
하지만 현규 학생의 최종 목표는 창업이 아니다. 그는 조금 더 공부하고 더 넓은 세계를 둘러본 뒤 제대로 된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싶다. 지금은 한 걸음씩 세상을 배우는 일에 충실하고 있는 중이다. 그가 UNIST를 선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UNIST는 입학할 때 전공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제 경우에 좋아하는 분야나 하고 싶은 일은 확실하지만 뭘 배워야 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안 선 상태였거든요. 섣불리 전공을 택하고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입학하고 1년 후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UNIST에 입학했죠.”
그는 고심 끝에 전공을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와 벤처경영으로 선택했다. 두 가지 전공을 공부하면서 현규 학생은 크게 기획・전략과 경영으로 나뉠 수 있는 사업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익힐 수 있게 됐다.
“다른 학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학교 내에서 제 아이디어를 마음껏 이야기하고 실무 경험이 많은 교수님들과 격의 없이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부러워해요. 앞으로도 이러한 UNIST의 장점을 이용해 저만의 아이디어를 쌓을 예정입니다.”
그는 UNIST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UNISTAR였다. 현규 학생이 앞으로 어떤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라게 할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