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2500억 원 이상이 간편 결제 서비스로 결제됐다. 간편 결제를 쓰려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그렇다 보니 아직 초장기인 간편 결제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른바 ‘페이(pay) 전쟁’은 세계적으로도 확산 중이다. UNIST 1기로 입학했던 강다윤 동문도 이 전쟁에 참여했다. ‘페이엠월드’라는 기업의 대표로서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강 대표를 만났다.
지갑에 지폐가 없어도 덜 불편한 시대다. 신용카드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쉽게 비용을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스마트폰 결제는 불안하다. 복잡한 인증을 거쳐야 하는데다 보안 문제도 걸린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간편한 절차와 철저한 보안이 ‘페이 전쟁’의 핵심이다.
페이엠월드의 ‘미라클 간편 결제 서비스’는 편리함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우선 결제 방식이 쉽고 간단하다. 스마트폰 뒷면에 신용카드를 갖다 대면 카드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되고 이때 카드 비밀번호를 누르면 결제가 완료된다. 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하지 않으니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혹시 모를 해킹에도 카드 정보가 누출될 일이 없다.
필요한 순간에만 카드가 읽힌다!
미라클 간편 결제 서비스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술을 이용한다. NFC는 13.56MHz 대역을 이용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요즘 스마트폰에는 NFC 칩이 부착되는데 이 점을 이용해 결제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페이엠월드의 이유영 기술이사는 카드사에서 오래 일하며 보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게 마음에 걸렸고 ‘필요한 순간에만 카드 정보를 불러오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그가 수년 간 개발에 매달린 끝에 2013년 5월 핵심 기술이 특허로 등록됐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세상에 빨리 나오진 못했다.
“UNIST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일 때 만난 이유영 이사님은 기술이 우수한데도 투자자가 없어 고군분투 중이셨죠. 그때 제가 청년창업과 스타트업 관련 국가사업에 도전하자고 제안했어요.”
강다윤 대표의 의견을 받아들인 이유영 이사는 투자 유치 방향을 바꿨고, 좋은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을 독일 스타트업 매칭 이벤트인 ‘스타트업 사파리 베를린’에 참가했고,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 주도로 열린 ‘부울경 핀테크 서비스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기술의 우수성이 알려지자 거래처도 늘었다. 현재 대학교 원서 접수 사이트인 ‘유웨이어플라이’와 계약을 맺었고, 대형 홈쇼핑 업체와도 협업할 계획이다.
기술경영이라는 꿈을 펼친 UNISAR 1기
“UNIST에서 공부하며 늘 창업에 관심이 있었어요. 적당한 아이디어를 발견하지 못하던 차에 이유영 이사의 기술을 보고 도전할 만한 아이템을 찾았다는 확신이 들었죠.”
인문계열 출신인 강다윤 대표는 경영학과를 염두에 두고 2009년 UNIST에 입학했다.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미적분학과 일반생물학 같은 이공계열 공부, 100% 영어 강의 등 강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았다.
“힘들 게 뻔했는데도 UNIST을 선택한 이유는 ‘기술경영’ 때문이었어요. 일반경영이 아닌 기술경영을 가르치는 대학은 많지 않더라고요.”
강 대표는 기술(engineering)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경영을 하는 기술경영자가 꿈이다. 기술경영을 강조하는 UNIST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최적의 대학교였다. 그는 “이 꿈은 UNIST 덕분에 이뤄진 셈”이라며 “UNIST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하며 페이엠월드 대표로 일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페이엠월드를 해외에 알리고, 미라클 간편 결제 시스템을 모바일 외에 다른 분야로 넓히는 등 강 대표가 세워놓은 목표는 많다. UNIST에서 멋지게 성장한 만큼, 세상에서도 더 크게 활약하고 싶다는 강다윤 대표. UNISTAR 1기로서 좋은 선배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그가 더 멀리, 높이 날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