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를 타면 서울에서 울산까지 2시간 18분, 반나절이면 오갈 수 있을 만큼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울산을, 그리고 UNIST를 멀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다. 그린벨트로 둘러싸인 학교는 공기가 맑을지언정 보고 느낄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과연 그럴까? UNIST를 대표하는 얼굴인 홍보대사, UNI에게 물었다.
Q1. UNIST 에 오기로 결심했을 때 위치 때문에 고민되지는 않았나요?
김재호: 저는 사실 서울에 있는 대학과 UNIST, 둘 중에 어디로 진학할지 고민을 했어요. 처음에는 서울 생활이 매력적으로 보였지만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오히려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UNIST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박예영: 저는 과학고를 졸업했어요. 그래서 제 주변에는 조기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이 있었어요. 방학 때 그 친구들을 만나러 가면서 서울에서 대학 생활하는 기분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 대학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기숙사 경쟁률이 높아 자취하는 친구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놀 거리가 많아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어요. 물론 모든 학생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요. 저는 UNIST에 면접 보러 왔을 때 이곳의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선택했고, 만족하고 있어요.
Q2. UNIST에서 직접 생활해 보니 어떤가요?
김용현: 1년 동안 느낀 점은 ‘학교가 학생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입학과 동시에 있었던 오리엔테이션에서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어요.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축구 같은 운동도 하고, 취미 생활도 즐기면 심심할 틈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멘토 역할을 해 주는 선배들이 있어 대학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박예영: 두 달에 한 번꼴로 학교에서 문화예술 행사가 개최돼 문화적으로 소외됐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인디밴드나 재즈피아노 공연, 샌드아트 등 다양한 공연이 열려 관심이 있는 UNISTAR들이 많이 참여하죠. 학내 공연이 잦으니 평소에 공연에 관심 없던 학생들도 문화예술에 흥미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재호: 저는 여러 친목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대학 생활을 하고 싶었는데요. 한 선배가 “여기서 할 수 있는 미팅은 ‘랩미팅’ 뿐이다”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걱정을 했는데 막상 와 보니까 ‘본인 하기 나름’이더라고요. 특히 UNIST는 동아리 활동이 다른 대학보다 활발합니다. 저는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서울 소재 대학의 연극부에서 활동하는 제 친구는 오히려 UNIST 연극동아리를 부러워합니다. 보통 1년에 한 번 공연을 하기도 힘든데 저흰 학기마다 공연을 하니까요. 이렇게 공연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도 동아리 활동에 많은 지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Q3. UNISTAR들은 동아리 활동에 많이 참여하는 편인가요?
김재호: 네. 보통 두 개 이상의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합니다. 제가 직접 활동을 하지 않아도 UNIST에서는 캠퍼스에서 자유롭게 길거리 공연을 하는 음악 동아리나 댄스 동아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김용현: 공연이 아니더라도 동아리 내부에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멘토링을 해 주는 경우도 많아요. 저는 악기 동아리에서 활동하는데요. 방학 땐 다른 UNISTAR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고 있어요. 친구나 선배, 때론 외국인 학생도 가르치게 된답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저 역시 다양하고 폭넓게 UNIST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박예영: 동아리 활동이 캠퍼스 내부에만 국한되는 건 아닙니다. 레저스포츠 동아리 엔돌핀에서는 ‘판타스키’라는 행사를 주최해 스키 캠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테니스, 배드민턴, 수영 등 스포츠 동아리에서는 다른 과학기술원에서 운영하는 대회에 참가하면서 전국의 대학생들과 교류하고 있어요.
Q4. 동아리 외에 UNIST 친구들이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재호: 물론 동아리 활동만 하는 건 아니에요. 버스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구영리, 삼산동, 성남동 등에서 편의시설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요. 그리고 약간 여유가 있으면 부산이나 대구, 경주로 금방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요. 부산은 KTX를 타고 20분이면 갈 수 있죠.
박예영: 전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부산에 다녀왔어요. 남포동에서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를 했었거든요. 당일치기로 다녀와도 무리 없는 일정이었죠.
김용현: 제 경우에는 짬 날 때마다 서울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와요. 학교에서 매달 지원해 주는 장학금으로 KTX를 타고 서울과 울산을 왕복할 수 있는데요. 한 달 동안 열심히 공부하다가 장학금으로 여행을 다녀오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입학 전에 고민했던 것들이 막상 UNIST에 와 보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예비 UNISTAR들도 걱정하기 보다는 UNIST에서 즐길 것들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맘껏 누릴 수 있는 대학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