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에 입사해 주변의 부러움을 받았던 한충우 동문.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크고 넓은 세계를 꿈꿨다. 멈추지 않는 노력과 도전으로 세계적인 무선통신회사 퀄컴(Qualcomm)의 문을 두드렸고,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 최종합격 메일을 받았다. 세계무대를 향한 그의 첫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Q. 퀄컴 입사를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퀄컴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두고 주로 휴대전화에 사용하는 무선통신(3G, 4G, 5G) 기술을 연구·개발하거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를 설계하는 회사입니다. 아직 입사 전이라 어떤 일을 할지 자세히는 모릅니다. 퀄컴이 하드웨어 기반의 회사이다 보니 무선통신 보안, 하드웨어 보안·설계, 소프트웨어 보안 등 전자과에서 할만한 분야를 포함해서 다양한 영역을 다룬다고 알고 있어요.
그중 저는 소프트웨어 보안을 담당할 것 같습니다. 하드웨어 기반의 회사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하드웨어를 작동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C언어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메모리 관리를 잘못해서 발생하는 취약점이 많아요. 그런 소프트웨어 버그들을 잡는 일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대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해결하지만 수동으로도 검수한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제품 출시 후 취약점을 발견하면 왜 미리 잡아내지 못했는지를 분석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Q. 네이버를 떠나 퀄컴으로 이직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네이버에서는 소프트웨어 보안과 AI 서비스 플랫폼 관련 일을 했습니다. 업무적으로 많은 경험과 깨달음을 얻었죠. 자유롭고 유연하며 창의적인 조직문화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국내 기업에서 일한 것은 제게 너무나도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늘 마음속에는 지금보다 더 크고 넓은 세계에서 일하고 싶은 갈망이 꿈틀댔어요. 그동안 해외기업의 문을 여러 번 두드렸죠. 몇 번의 좌절을 맛보기도 했고요.
다행히 석사과정 때 참여했던 연구 논문이 올해 발표됐고, 퀄컴에 있는 연구원과 그 논문에 관한 질문과 답변을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다가 면접을 보고 입사하게 됐습니다. 퀄컴에 입사하면 석사과정 연구와 연계된 일을 할 거란 기대감이 무척 커요. 또 학계 최신 논문들을 읽으며 신기술에 관심 많은 열정적인 엔지니어도 많아서 함께 소통하며 발전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퀄컴에서 미국에 갈 수 있는 비자 지원은 물론 입사 전까지 한국에서 원격으로 일하도록 배려해준 점에 이직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Q. UNIST에서 배우고 익힌 것이 사회에서 어떤 도움이 됐나요?
UNIST에서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데 이 점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제가 영어 능력이 뛰어난 편이 아니라 정작 학부 때는 영어 수업이 어색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는데요. 돌이켜보면 이러한 수업 방식이 훗날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준 것 같아요. 특히 전공 관련 영어는 어느 정도 잘할 수 있어서 외국 회사의 면접을 볼 때도 수월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에서 일할 때 외국인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UNIST 덕분에 소통하는 데 큰 무리 없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졸업 후 가장 기억에 남는 학창시절은 무엇인가요?
컴퓨터 보안 동아리 헥사(HeXA)에서 활동한 점입니다. 동아리에서 보안 분야를 처음 접했는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함께한 친구들과의 시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특히 CTF(Catch the Flag)*라는 해킹방어대회를 여러 번 참가하며 좀 더 성장하게 됐죠. 졸업 후 깨달았지만 이렇게 뛰어난 동기나 후배들과 함께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 CTF(Catch the Flag) : 컴퓨터 보안 분야에서 진행되는 해킹 관련 대회. 숨겨진 정보(flag)를 누가 먼저 찾는지를 겨룬다. 프로그램의 취약성을 발견하거나, 암호를 해독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전 세계 개발자가 사용하는 도구나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예를 들어 깃(git, 소스코드 관리 도구), 텐서플로우(tensorflow, AI 인공 신경망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프레임워크), 쿠버네티스(kubernetes, 클러스터 관리 도구), 아니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드는 개발 과정에 큰 도움을 주거나 사고방식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만약 보안 관련 일을 계속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보안에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보안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도구를 만드는 것도 생각 중이에요. 이런 도구를 만들려면 혼자서는 어렵기 때문에 국제적인 커뮤니티에서 공감을 얻고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미국 영주권을 획득하게 되면, 여러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내부 인프라와 다양한 개발 방식을 배워 그 경험을 토대로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도 해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UNIST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많은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기업 인턴십이나 개발모임 참여 등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기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길을 발견하기도 하고, 어떤 선택을 했을 때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거든요. 만약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포기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언젠가 다시 올 기회를 위해 묵묵히 실력을 연마하며 타이밍을 잘 잡으면 됩니다. 기회는 늘 찾아오니까요. 가슴 속에 꿈을 품은 UNISTAR 여러분의 빛나는 미래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