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는 UNIST의 마스코트다. 유니콘을 모티브로 한 윤이는 강인한 지성과 순수한 탐구 정신을 가진 UNISTAR들의 성장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UNISTAR들은 이런 윤이를 통해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윤서주 학생은 발랄한 상상력으로 학부별 윤이의 모습을 탄생시켜 화제가 된 인물이다. 동글동글하고 오동통한 윤이의 모습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호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21년 UNIST 캘린더에도 등장하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사람을 꿈꾸었다는 컴퓨터공학도 윤서주 학생을 만나 아기 윤이의 탄생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학부별 ‘아기 윤이’의 탄생
올해 초에 학교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윤이툰’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한 학우가 UNIST의 마스코트 윤이를 이용한 만화를 그려 올렸는데 이것이 학생들 사이에 크게 화제가 된 것. 다른 학우들도 각자 자기만의 윤이를 그려서 올리는 이른바 ‘윤이툰 시리즈’가 놀이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다. 동글동글하고 통통한 모양의 아기 윤이였는데 카카오프렌즈의 베이비 시리즈를 연상시킬 정도로 학우들 사이에 반응이 좋았다.
“제가 아기를 정말 좋아해요. 아기를 바라볼 때 느껴지는 참을 수 없는 귀여움을 그림에 담아보려 했어요. 그래서 기존 캐릭터보다 동글동글하게 표현을 했더니 학우들이 ‘아기 윤이’라며 좋아해 주었죠. 기대 이상의 반응을 받으니까 신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내친김에 학부별로 여러 가지 윤이를 그려서 올리게 되었어요.”
그렇게 완성된 것이 학부별 11명의 아기 윤이다. 각 학부마다 특징을 잡아서 윤이의 모습에 녹여냈다. 예를 들면,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윤이는 에너지 음료를 잔뜩 쌓아놓고 노트북 앞에서 코딩을 하고 있다. 밤새는 경우가 많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학우들이라면 무릎을 칠 만하다.
새내기학부는 파릇파릇하고 귀여운 윤이 옆에 병아리들을 같이 배치해서 풋풋하게 표현했다. 그 외에도 갈기에 학부를 설명하는 아이콘을 더한다든가, 뿔 위에 별 대신 학부 특징을 드러내는 소품을 넣는 등 디테일한 표현에 깨알 같은 재미까지 녹아있다.
“학부별 윤이가 굉장히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주변에서 프로필 사진이나 배경화면으로 써도 되냐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대외협력팀에 연락해서 학교 굿즈 캐릭터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어요. 학우들뿐만 아니라 UNIST 진학을 원하는 고등학생들의 프로필 사진에도 올라간 걸 보고 놀랐어요.”
작품 활동은 학업의 윤활유
학부별 윤이 그림을 보고 몇몇 학부에서는 홍보용 캐릭터나 로고 작업을 의뢰하기도 했다.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인공지능대학원 연구실에서 의뢰해서 제작했던 로고다. 이름도 ‘인공지능 윤이’라고 붙였다.
“익명 커뮤니티에 올렸던 작품을 보고 제작 의뢰가 들어오는 상황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어떤 학부에서는 교수님께서 직접 연락을 주신 경우도 있어요. 다행히 작업 결과물에 대해서도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아서 뿌듯했어요. 완성된 작품을 메일로 제자들과 공유하거나 SNS에 올려주신 덕분에 제가 작업했던 윤이 캐릭터가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아요.”
아기 윤이가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한 것은 아니다. 윤서주 학생은 교내 창업팀에서 일하면서 창업팀 홍보용 마스코트도 제작했다. 가방을 메고 다니는 귀여운 햄스터 캐릭터인 ‘머랭’도 윤서주 학생의 작품이다. 이런 작품 활동은 학업에도 윤활유 역할을 한다.
“공부 시간을 뺏겨가며 작업하지는 않아요. 쉬는 시간에 틈틈이 작업하는 편이에요. 그림을 그릴 때는 공부할 때와는 다른 뇌를 쓰는 기분이 들어요. 공부하다가 머리 식힐 때 그림을 그리면 힐링도 되고 기분전환도 되는 것 같아요. 공부와 병행하기에는 정말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윤서주 학생은 평소에 자주 자신의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했었는데 한동안 활동이 뜸했다. 학교 캘린더 작업에 참여하느라 한동안 바빴던 것. 2021년 새해 UNIST 캘린더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아기 윤이가 등장한다. 새로 개편될 학부의 특징을 깨알같이 표현한 윤이 뿐만 아니라 학교 곳곳을 산책하는 귀여운 윤이의 모습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이번 경험이 제게는 큰 자극이 되었어요. 학교를 대표하는 캘린더 작업을 하게 되어서 조금은 얼떨떨했지만 즐겁게 작업했어요. 학우들도 보고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평소에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윤서주 학생은 새 학기부터는 디자인학과로 전과해서 디자인 쪽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림 그리는 공학도. 왠지 낯선 조합이지만 늘 꿈꾸던 일이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취미가 같은 친구들과 함께 꾸준히 캐릭터도 그리고 틈틈이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얼마나 더 재치 있고 발랄한 캐릭터들이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할지 ‘또 다른 윤이, 새로운 윤이’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