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운동법이 난무하는 요즘. 창업팀 보나(BONA)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보나의 키워드는 코어운동 ‘플랭크(plank)’! 발끝부터 팔까지 전신에 동시다발적으로 긴장을 주는 운동으로 한 가지 자세만 제대로, 꾸준히 해도 몸의 근력과 협응력, 파워, 유연성을 고루 발달시킬 수 있다. 플랭크로 하나된 보나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창업팀 보나(BONA)의 출근 시간은 저녁 9시다. 팀의 일원들이 모두 학부생이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은? 기약이 없다. 하루 종일 학부 수업과 과제에 쫓겼을 텐데도 자정이 넘어서까지 보나가 위치한 사무실 불은 꺼질 줄 모른다. 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회의에도 팀원들에게서 피곤한 기색을 찾아 볼 수 없다.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기 고양이 ‘보나’가 만들어낸 창업팀 ‘보나’
보나의 시작은 창업보육센터에서 개최한 ‘UNIST 스타트업 클리닉’이었다. 창업을 주제로 집중 토론해 아이디어를 내고, 짧은 시간 내에 결과물까지 만들어내는 자리였다. 올해 3월 말, 일주일간 진행된 이 행사에서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조은호 학생은 자신이 기르는 아기 고양이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보나’라는 아기 고양이를 혼자 기르다 보니 고민이 생겼어요.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니까 집을 비울 때 보나 밥을 챙기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고양이가 매트 위에 올라가면 몸무게를 잰 다음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끔 사료를 뱉어내는 기계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은호 학생이 아이디어를 발표하자 3명의 친구가 동참했다.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강형민 학생과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박우근 학생, 생명과학부 김현근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네 사람은 고양이 보나를 위한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prototype)으로 만들고, 캠프 이후에도 자주 만나 교류했다. 김현근 학생은 “모두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라 의기투합하기 좋았다”며 “은호 형은 제품을 디자인하고, 형민이 형은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등 각자의 재능을 모았다”고 말했다.
창업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로 모인 네 명은 일단 캠프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이미 대만에서 비슷한 제품이 출시된 상태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머리를 맞댔다. 이번에는 짧은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내야 하는 캠프가 아니라 더 체계적으로 시장조사를 할 수 있었다.
아이템 달라도 창업은 계속… “운동 인구를 잡아라!”
“시장조사를 통해 운동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관련 어플리케이션도 많았지만, 대부분 측량과 측정에만 치우쳐져 실제로 운동하면서 사용할 장비는 많지 않았어요.”
운동을 도와주는 어플리케이션으로 방향을 잡은 보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K-글로벌 스타트업 IoT’에 도전했다. 운동 자세를 모니터링한 후 잘못된 동작을 고치도록 돕고 올바른 운동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이 제안서로 보나는 최종 15개 스타트업 중 하나로 선정됐다.
보나에서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진행되는 중에도 다른 아이디어가 나온다. 여럿이 모여 각자 생각을 꺼내다 보니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참 많았다. 보나는 중구난방 뻗어가는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업무에 질서를 잡기 위해 기업비전을 만들었다. 조은호 학생은 “‘사람들이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공동의 목표로 삼았다”며 “선한 의지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모두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을 세운 보나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이어나갔다. 각자 주변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하는지 파악했는데 결과가 의외였다. 박우근 학생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보다 운동을 하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미루는 사람이 더 많았다”며 “어렵지 않은 운동으로 꾸준히 체력단련을 하는 게 중요해 보였다”고 전했다.
Stay hungry, Stay planky
‘쉬운 운동을 꾸준히 한다’는 점에 주목한 보나는 코어운동 ‘플랭크(plank)’에 집중했다. 플랭크 운동은 한 가지 동작만으로 어마어마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나가 생각한 점과 들어맞았다. 강형민 학생은 “센서가 장착된 플랭크 측정기기를 만들어 제대로 된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라며 “이 센서를 운동 부위에 붙이면 진동 등의 신호를 통해 허리의 기울어짐이나 신체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자세 교정을 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플랭크 기기는 운동 지속 시간이나 횟수 등을 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기록하고 축적한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이용자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참여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보나의 사무실 바닥에는 ‘Stay hungry, Stay planky’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 졸업식 연설 끝에 이야기한 ‘Stay hungry, Stay foolish’를 변경한 문구다. 잡스의 당부대로 보나는 우직하게 자신들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중이다.
플랭크 운동과 ‘창업진흥센터’의 코멘트
코어근육은 팔과 다리를 제외한 복부, 허리, 척추 등 몸통의 중심을 잡아주고 근골격 구조를 적절하게 유지시킨다. 이로써 근육과 뼈를 보호하고 신체의 균형을 잡아준다. 코어운동은 이 근육을 단련시키기 위한 운동법으로 자세를 유지하거나 아주 간단한 움직임만으로 이뤄진다. 코어운동 중 하나인 ‘플랭크’는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팔을 어깨너비만큼 벌린 다음, 손가락으로 깍지를 끼고 팔을 90도로 만든 상태에서 몸을 들어 올려 일직선을 만든 몸을 버티는 동작이다.
“BONA는 스타트업 클리닉 마지막 날 이뤄진 모의투자회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유망한 사업성을 인정받고 가장 많은 투자금을 배분받았습니다. 제품 개발 도중 팀 스스로 3D 프린터를 제작하는 등 밤낮 없이 제품을 개발하고, 기술을 연구하는 노력에 UNIST 창업보육센터에서는 체계적,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BONA가 UNIST를 대표하는 글로벌 스타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