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 투 더 퓨쳐 2(Back to the future part 2)>에서 10대 소년 마티 맥플라이는 괴짜 박사에게 이끌려 미래로 시간여행을 한다. 운동화는 신기만 해도 끈이 조절되고, 스케이트보드는 공중을 날아다닌다. 차가 하늘을 날고, 소형 무인항공기가 개를 산책시킨다. 그들이 도착한 미래는 2015년 10월 21일이었다. 우리는 지금 소년 마티의 미래에 살고 있다. 영화에 등장했던 것 중 이미 구현된 것도 있지만, 연구 진행 중인 기술도 있다. 개를 산책시키는 무인항공기가 특히 그렇다.
하늘을 나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다. <백 투 더 퓨쳐 2>에서 개를 산책시켜주던 드론(drone) 역시 인류의 꿈 중 하나였다. 드론의 정식 명칭은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 원래 벌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뜻하는데, 작은 항공기가 소리 내며 날아다니는 모습 때문에 드론이라는 이름이 더욱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드론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수명이 다한 유인항공기를 미사일 공중표적용 무인항공기로 활용하면서 개발됐다. 최근에는 군사용뿐 아니라 기업, 미디어,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많은 나라가 드론 기술을 연구 중이고,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세계적 기업도 드론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도 드론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바 있다. 드론 기술은 지금 어디까지 와 있을까. 우리는 왜 드론에 열광하는 것일까. UNIST Magazine 2015 가을호에서 5명의 교수를 모시고 드론에 대해 들어봤다.
<이 콘텐츠는 2015 UNIST Magazine 가을호에 실렸으며, 인터뷰 대상에 따라 6개의 기사로 나누어 등록됐습니다. 기사 등록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월 15일: 드론, 우리의 생각을 넘어선 미래 | 1월 18일: 1명이 100대의 드론을 좌지우지한다? | 1월 19일: 새로운 형태의 드론을 위해 | 1월 20일: 드론, 감시하고 수습하라! | 1월 21일: 드론은 우리 집 배달부? | 1월 22일: 새로운 미래를 드리는 도구, 드론>
드론은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는 융합적인 기술을 필요로 한다. UNIST 각 학부에서는 드론을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 연구하고 있을까?
기초과정부
UNIST의 신입생은 세부 전공과정이 없는 이공계열과 경영계열의 두 계열로 입학한다. 기초과정부에서는 1년간 이들의 기초교양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기초과정부에서는 드론 기체와 위치 인식 등을 다루는 여타 학부와는 달리 드론의 등장으로 벌어지고 있는 전반적인 현상, 드론을 둘러싼 미디어와 저널리즘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고 있다. 성민규 교수는 드론의 등장으로 불거진 윤리적, 도덕적 이슈를 지적한 바 있다.
도시환경공학부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와 함께 미래창조과학부 과제를 수행 중인 도시환경공학부는 재난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연구한다. 드론을 통해 얻은 정보를 매뉴얼화해서 재난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그것. 그중 윤동근 교수는 화학재난에 대한 통합적인 매뉴얼 작업과 대응 체계 등을 면밀히 연구하고 있다. 울산시와 소방본부, 기업 등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합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연구 과제.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드론 기체와 드론에 장착하는 부속품 등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드론이 자기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센서 역시 그중 하나이다. 드론은 아직 완전치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손흥선 교수는 드론의 군집비행 제어방식을 연구하고 있으며, 배준범 교수는 구형의 유니콥터를 비롯해 UFO 형태의 드론 등 다양한 형태의 드론을 연구하고 있다. 더불어 도시환경공학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과제를 수행 중인데, 드론을 이용해 화학 재난 현장에서 화학 물질 감지 및 감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드론이 자기 위치를 인식하는 일은 영화에서처럼 간단하지 않다. 예측 불가능한 지형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가고자 하는 목표를 정밀하게 파악하려면 그만큼 기술 발전이 필요할 것.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에서는 드론이 자기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 황성주 교수는 복잡한 지형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GPS를 보완하기 위해 SLAM, SFM 등 드론이 주변 상황을 스스로 인식하고 3D로 맵핑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