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현장에선 사람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사람이 투입될 수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계의 도움이 절실하다. 로봇의 일종인 드론은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재난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뜻하지 않은 재해 지역에 투입하기 위한 드론을 연구하고 있다.
“재난 현장에서 드론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예요. 재난 이전에 이를 감지하고 감시하는 모니터링 역할,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재난을 파악하고 수습하는 역할이죠.”
도시환경공학부 윤동근 교수는 특히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위험 지역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위험물질을 감지할 수 있다면 사전에 재난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 재난이 발생할 경우 드론이 사람 대신 현장에 투입된다. 이때 드론에 부착된 센서가 어떤 위험 물질이 어느 정도 퍼져 있는지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이를 가능케 하려면 센서 크기와 무게를 줄여서 재난 현장에 맞추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카메라도 개발해야 한다.
“드론은 결국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와 같아요. 상황을 빠르게 이미지로 만들고, 위험성 여부를 정보로 전달한 후에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하죠.”
도시환경공학부와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는 올해부터 미래창조과학부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울산시는 국가산업단지와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산업도시라 유해물질이 유출되거나 폭발하는 등 화학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이를 신속하게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두 학부가 공동으로 찾고 있는 것이다.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는 센서와 드론, 로봇 등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화학물질 감지 및 감시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도시환경공학부는 드론으로 얻은 정보를 매뉴얼로 만들어서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윤 교수는 “화학재난에 대한 통합적인 매뉴얼 작업과 대응 체계 등을 연구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울산시와 소방본부, 기업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통합 매뉴얼을 개발해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재난 현장에서 중요한 건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얻는 일이에요. 재난 후 72시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니까요.
정확한 정보가 신속하게 전달돼야 종합통제실에서 적절한 명령을 내릴 수 있겠죠. 기술 발전이 필요하겠지만, 사람을 투입하기 어려운 재난 현장에서 드론은 신속성과 정확한 정보를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콘텐츠는 2015년 11월 15일 발행된 ‘UNIST Magazine 2015년 가을호’에 실렸던 내용으로 인터뷰 시점은 2015년 10월경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