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를 통해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드론은 최근 각종 프로그램에서 사람 시선으로 보기 어려운 자연 경관을 비춘다. 헬기에 비해 비용이 저렴해 찾는 이가 늘었다. 드론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화질이 깨끗한 편은 아니지만, 현장성이 살아있다. 투박하지만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다.
기초과정부 성민규 교수는 “화제성에 비해 드론 보급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다양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드론이 없던 시절에는 집주인 허락 없이 맘대로 촬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드론은 공중에서 허락 없이도 얼마든지 촬영할 수 있다. 어디까지 촬영하고, 어디부터는 안 되는지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드론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Unmanned, 사람이 타지 않았다는 거예요. 사람은 원격으로 조종할 뿐이죠. 분쟁 지역에 드론을 투입해 작전을 펼치다가 민간 지역에 피해를 주게 된다면? 사람들은 현장에 있었던 게 아니라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거죠.”
성 교수는 이처럼 ‘드론 저널리즘’이 전통적인 저널리즘 방식과는 다른 윤리적, 도덕적 이슈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핵심은 직접 목격하는 것이다. 그런데 드론은 사람이 현장에 가지 않으니 시야가 제한적이며, 자세한 상황을 온전히 읽기 어렵다. 드론은 ‘윤리적, 도덕적 이슈’라는 문제 앞에서 어떤 식의 비행을 보여주게 될까. 우려 지점과 충돌하여 추락할까, 아니면 저널리즘의 정의를 다시 쓰게 될까.
인류는 편리함을 위해 도구를 만들었다. 날이 갈수록 기술이 발전했고, 이제는 사람이 타지 않는 항공기까지 등장했다. 촬영과 재난 감시, 배달 등 생활 전반은 물론 놀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드론. 이 멋진 기계는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눈에 보이도록 만들고 있는 연구자들은 드론이라는 도구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드론이 펼쳐낼 새로운 세상에 쓰일 기술들은 UNIST 캠퍼스에서도 영글고 있다.
성민규 교수가 짚은 드론 도입에 따른 문제:
“얼마 전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에 드론 충돌 사고가 있었어요. 국내 한 방송사가 촬영 차 드론을 날렸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하지요.
국내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국내에서는 그렇게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지 않았어요. 사실 이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예요.
부끄럽다는 선에서 그칠 게 아니라, 우리가 근본적으로 드론과 드론 저널리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