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8일, UNIST가 법인화 국립대학교에서 과학기술원으로 전환된다.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으로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국책연구기관’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UNIST의 과학기술원 전환은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과학기술특성화대학으로 성장한다는 목표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앞으로 달라지게 될 UNIST의 새로운 모습과 교육방식, 기적 같은 성장, 그리고 비전에 대해 살펴보자.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으로 New Start!
UNIST가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으로 한 단계 도약한다. 국회는 올해 초 울산과학기술대학교를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일부 개정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UNIST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 이어 네 번째 과학기술원이 된다.
정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전략에 따라 UNIST는 첨단 신소재와 그래핀, 에너지 분야를 중점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이밖에 KAIST는 첨단 융・복합 기술 등 국가 전략 분야, GIST는 광기술과 IT 기반 융합 기술 분야, DGIST는 의료 및 식약, 지능형 자동차 분야를 나눠 맡는다. 이는 UNIST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첨단 과학기술 개발과 고급인재 양성소로서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는 뜻이다.
과학기술원 전환을 계기로 UNIST는 다른 기술원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연구역량을 높이고,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국가적으로 부족한 ‘고급 이공계 인력’을 충원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UNIST가 위치한 울산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울산에 필요한 고급 연구 인력과 산학협력 R&D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육 방식을 도입하다
UNIST는 기획 단계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할 과학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었다. 학교 시설과 학사 운영도 이에 걸맞게 계획됐다. 1조 원가량 첨단 연구시설을 꾸미는 데 들어갔고, 교내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학사 정보와 강의 내용을 볼 수 있는 모바일 캠퍼스를 갖췄다. 창의적 교육을 위해 IT 기반의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도 도입해 활발한 토론식 수업이 이뤄지도록 했다.
학사운영도 특별하게 진행됐다. 학부 신입생은 전공 없는 이공계열과 경영계열로 나눠 입학한다. 1학년은 전공학문 이수를 위한 기초 공부 이외에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 예술적 감성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2학년부터는 20개의 전공 트랙 중 2개 이상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면서 본격적인 전공 분야를 찾아간다. 2개 트랙은 학부에 관계없이 고를 수 있다. 학부생에게 계열·전공에 관계없이 연구에 참여하고, 세계적인 저널에 논문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또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모든 강좌를 100% 영어로 진행한다.
UNIST의 대표적인 교육방식 가운데 하나는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다. 플립러닝은 수업에 앞서 온라인으로 올려진 강의 자료로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이나 과제 풀이를 진행하는 형태의 수업 방식이다. 수동적으로 수업을 듣는 게 아니라 토론과 발표, 실습, 협동학습 등을 통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학생들의 능동성과 창의성, 적극성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적 같은 성장을 이룬 UNIST
이런 투자와 노력은 개교 6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로 나타났다. 우선 정부가 노벨상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IBS(기초과학연구원)의 캠퍼스 연구단을 3개나 유치했다. 향후 10년간 최대 1,000억원씩 지원받는 IBS 캠퍼스 연구단 유치로 최대 3,000억 원의 연구비를 확보한 것이다.
또 각종 전자기기의 핵심 요소인 2차전지 분야에서는 미국의 MIT, 스탠포드대와 함께 세계 3위권 대학으로 선정될 정도로 기술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출판그룹이 2014년 6월 발표한 과학기술 연구역량 평가(NPI)에선 국내 대학 중 서울대, KAIST,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환경 분야 연구 경쟁력도 우수하다. 2009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UNIST에서 발표한 환경 분야 논문의 질적 수준은 세계 유수의 대학에도 뒤지지 않는다. 세계 정상급 대학 20곳과 국내 16개 대학과 비교한 결과 상위 10% 학술지와 상위 25% 학술지 논문비율에서 UNIST가 1위를 차지했다.
연구 수준뿐 아니라 대학의 전반적인 경쟁력도 수직상승 중이다. 국내 한 언론사가 실시한 2015년 이공계대학 평판도 조사에서는 19위를 차지해, 지난해보다 11계단이 뛰어 올랐다. 2015학년도 대학입시 경쟁률도 개교 이래 최고를 기록해 UNIST에 대한 대내외 평가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취업률도 70%에 달해 전국 평균(50%·2014년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국내외 전문가들은 “짧은 역사를 감안하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MIT’를 꿈꾸며
UNIST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과학기술특성화대학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세계적인 과학기술선도대학이 되겠다는 비전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 분야에서는 첨단신소재(바이오・에너지・기계 소재) 및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UNIST는 ‘한국의 MIT’로 거듭날 계획이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의 요람이자 싱크 탱크로 거듭날 UNIST의 행보가 기대된다.
<본 기사는 UNIST Magazine 2015년 여름호 ‘캠퍼스 이슈’ 코너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