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의 충전 속도는 가솔린에 비해 현저히 느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배터리를 공유하자고 제안했다. 충전소에서 방전된 배터리를 빼고 완충된 배터리를 끼워 넣자는 뜻이다.
그렇게 하면 단 1분 30초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충전 속도가 빨라질 때까지 활용할 수 있는 단기적인 대책이다. 연구자들은 현실에 적용할 무선전력송신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변영재 교수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변영재 교수는 “무선전력송신 기술은 스마트폰 충전이 필요해지면서 이미 많은 곳에 사용되고 있다”며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같은 음식점 탁자 위에 무선충전패드가 설치돼 짬짬이 충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선충전 기술의 기본 개념은 120여년 전 1890년대 천재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가 정립했다. 그렇게 오래 전에 등장했는데도 상용화되지 못한 까닭은 전력 전송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8년 ‘자기공진’ 방식의 새로운 무선충전 기술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방식은 송·수신부의 거리가 몇 미터 정도 떨어져도 충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변영재 교수는 “앞으로 자동차 무선충전 기술이 상용화되면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는 한편 한꺼번에 여러 대의 자동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길도 열릴 전망”이라며 “이는 전기자동차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변영재 교수가 이야기하는 자동차 무선충전 이야기:
“제가 무선전력송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면서 게임처럼 매일 하는 게 있어요. 주차할 때 양쪽 주차선과 앞바퀴, 뒷바퀴가 동일하게 간격을 맞추려는 노력이에요.
제 차에는 카메라도 있고 전방, 후방 센서도 있어요. 그걸 다 동원하고 25년간 운전 경력으로 사이드 미러를 유심히 보면서 어느 한 군데도 바퀴가 치우치지 않고 주차하려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
전력송신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바닥 충전 패드와 자동차 충전 패드가 100% 맞아떨어지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걸 어떻게 가능하게 할지 앞으로 연구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