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과 달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하셨다. 우주는 할머니의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다가왔다. 하지만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할머니만이 아니다. 광학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쥐 세포와 암 세포 등에도 우주가 있다. 이야기를 속삭이는 ‘작은 우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무수한 별들이 파란색 행성 주변을 감싸며 돈다. 별들은 거대 행성을 중심으로 강하게 결속돼 있다. 마치 태양을 중심으로 별들이 도는 태양계처럼 보인다. 우주에 무수한 태양계가 있듯, 파란색 행성과 별들의 무리 역시 그 수가 많다. 이 사진은 암세포의 세포질 내부에 있는 세 가지 형광 발현을 관찰한 장면이다. 공초점현미경(모델명 LSM780NLO)을 이용해 63배율로 찍었다. 렌즈는 alpha Plan-Apochromat, 해상력은 1.46이다.
우주가 분열돼 붉은 화염에 휩싸였다. 이 공간 속에 푸른색 별들이 수도 없이 뿌려져 있다. 우주가 만들어질 때 붉은색 불꽃 기둥이 생겨나고 별들도 하나씩 만들어진 건 아닐까. 이 사진은 생쥐 배아 샘플(Mouse Embryo Sample)의 척추 신경을 두 가지의 형광 시료를 이용해 촬영한 장면이다. 붉은색과 초록색 두 가지 형광시료로 염색한 다음 공초점 현미경(광학현미경의 한 종류, 모델명 LSM780NLO)을 이용해 20배율로 찍었다. 렌즈는 Plan-Apochromat, 해상력(광학기기들이 구분해낼 수 있는 두 점 사이의 거리)은 0.8이다.
수많은 혜성들이 일곱 빛깔 색을 띤 거대한 ‘태양’을 향해 돌진한다. 너무 빠른 속도로 돌진하고 있기 때문에 불꽃 기둥이 길게 피어나는 모습 같다. 태양의 내부는 이미 반대편에서 돌진한 혜성들에 의해 뚫린 것처럼 보인다. 작지만 무수한 별들이 한데 뭉쳐 거대한 힘을 무너뜨리는 듯한 장면이다.
이 사진은 생쥐 뇌(Mouse Brain)의 신경세포를 단일 형광 시료를 이용해 염색한 이미지. 이 이미지는 높이를 활용해 촬영했기 때문에 가장 바깥쪽은 붉은색, 끝부분은 보라색으로 표현됐다. 공초점 현미경(모델명 LSM780NLO)을 이용해 10배율로 찍었으며 렌즈는 Plan-Apochromat, 해상력은 0.45이다.
약 150억 년 전, 하나의 점에 불과했던 태초의 우주가 매우 높은 온도와 밀도에서 대폭발을 일으켰다. 이후 엄청나게 팽창하면서 지금의 우주에 이르렀다. 마치 우주가 최초 탄생했을 때, 행성들이 분열하고 폭발하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다. 이 사진은 세포가 분열할 때의 모습이다.
세포 분열 시 염색체의 적도 배열이 나타나고, 중심립으로부터 방추사가 등장한다. 방추사는 염색체의 동원체를 잡고, 염색체는 세포 중앙에 배열된다. 염색체의 모양과 수를 가장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초고해상도현미경(Super Resolution Microscopy)의 한 종류인 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를 이용해 63배율로 찍었으며 렌즈는 Plan-Apochromat, 해상력은 1.4이다.
우주의 큰 덩어리들이 분리돼 폭발이 일어난 직후로 보인다. 우주에는 태양보다 10배 정도 무거운 별들이 수명이 다할 때 생기는 초신성 폭발이 있는가 하면, 태양보다 100배 이상 무거운 별이 자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블랙홀로 붕괴하거나, 서로 쌍을 이룬 중성자별이 합쳐지면서 블랙홀이 될 때 일어나는 감마선 폭발도 있다. 우주에서 가장 격렬한 감마선 폭발 장면 같지 않은가?
하지만 실제 이 사진은 초파리의 뇌를 찍은 것이다. 공초점현미경(모델명 FV1000)을 이용해 100배율로 찍었으며 렌즈는 UPLSAPO, 해상력은 1.4이다.
사진: UOBC(UNIST Olympus Biomed Imaging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