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카메라와 CCTV,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에 들어가는 광센서는 인간의 눈이라고 보면 돼요. 마이크로폰에 내장된 소리 센서는 귀에 해당하겠죠? 고무 센서처럼 압력을 감지하는 것들은 피부 등으로 느끼는 촉각이고, 반도체를 이용한 가스 센서는 유해 가스 냄새를 맡는 코와 같습니다. 산성과 염기성 정도를 측정하는 이온 센서는 혀에 해당하고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재준 교수는 스마트 센서를 인간의 오감에 비유했다. 사람이 주변 정보를 파악하고 대비하듯 센서도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에 대응하는 형태로 개발돼 있다. 이 중에는 인간의 감각을 뛰어넘는 것들도 있다. 어뢰나 물고기 등을 감지하는 ‘초음파 감지 센서’, 비행기 가속도계나 진동 감지계에 들어가는 ‘가속도 센서’, 금속 탐지기나 도난 방지 시스템에 들어가는 ‘전자기 센서’가 대표적이다.
김재준 교수는 “각종 기기들이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나 종류가 많아지면서 이를 저장‧처리‧분석하는 ‘다른 방식’이 필요했다”며 “이는 곧 ‘센서의 지능화’로 이어졌는데, 마이크로 센서(micro sensor) 기술에 반도체 초집적 기술을 결합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센서에 반도체 기술이 결합되자 컴퓨터가 갖는 우수한 데이터 처리 능력과 판단 기능, 통신 기능을 두루 갖추게 됐다. 그만큼 종래 센서에서 볼 수 없는 장점이 많고, 활용범위도 넓어졌다. 이런 ‘똑똑함’ 덕분에 스마트 센서로 불리게 된 것이다.
최근 스마트 센서는 반도체 방식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센서를 만들던 전기화학식이나 화학식보다 저렴하고 전력 소모도 적으며 소형화에 유리하다는 장점 덕분이다.
“반도체 공정 기술은 자동화가 잘 이뤄져 있고 정확한 편이에요. 생산 효율이 좋고 크기가 작아지니 단가도 낮습니다. 덕분에 스마트 센서가 ‘초소형’, ‘저전력’, ‘고감도’ 세 가지 특성을 가질 수 있어요.”
최근에는 반도체 제조기술로 실리콘 기판에 3차원 구조물을 형성하는 마이크로전자기계시스템(MEMS)이 주목받고 있다. 김재준 교수가 센터장을 맡은 UNIST 스마트센서연구센터에서도 MEMS를 활용해 센서를 만들고 있다
UNIST 스마트센서연구센터장이기도 한 김재준 교수는 스마트 센서가 얼마든지 사업화되고 서비스 생태계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한다.
“‘좋은 센서 하나가 사업을 만들고, 서비스 생태계를 만든다’가 제 모토예요. 사람들은 이미지 센서(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지요. 그로 인해 센서와 휴대폰, SNS 등 다양한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됐어요. 파급 효과가 아주 큰 거죠. 센서 하나로 전체 시스템과 산업 등이 바뀌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