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UNIST MAGAZINE에서 화보로 다뤘던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사람과 로봇이 손을 맞대고 있는 대문 사진은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의원회의 눈에 들어 새로 단장한 회의실의 벽면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뉴스 보기)》
두 발로 걷게 된 인류는 ‘손의 자유’를 얻었다. 손을 자유롭게 사용한 인류는 농부로, 요리사로, 예술가로, 그리고 ‘과학자’로 변신을 거듭했다. 과학자의 손끝에서 탄생한 수많은 기술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고 근사한 오늘을 열었다. 지금 UNIST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과학자의 손끝에는 새로운 미래가 시작되고 있다. 그 손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사진에 담았다.
기계와 소통을 고민하는 손 | in 배준범 MANE 교수 연구실
2개의 손이 있다. 사람의 손과 로봇의 손. 그들에게선 아름다운 하모니가 들린다. 인간과 기계의 조화로 만들어내는 이야기 말이다. 로봇 손의 움직임과 표현력이 갈수록 사람과 닮아간다. 그만큼 기계와 인간이 소통하며 공존해야 할 내일도 빠르게 다가온다. 두 존재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 과학자의 손에 달렸다.
사진은 배준범 교수팀이 연구 중인 ‘휴먼-로봇 인터랙션 시스템(Human-robot Interaction System)’이다. 사람 손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측정해 로봇 손을 조정하는 이 기술은 가상현실 속 물체의 역감, 촉감을 손으로 전달하는 방향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스케치 위에서 춤추는 손 | in 정연우 DHE 교수 연구실
디자이너의 손이 스케치 위에서 춤을 춘다. 그의 손끝에서 미래에 등장할 자동차와 로봇이 모습을 드러낸다. 더 편리하고 아름다운 사물의 형태를 궁리하는 디자이너도 일종의 과학자다. 그들의 손은 보이는 모든 것의 가치를 높인다.
정연우 교수 연구실은 전기차 디자인은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 로봇유모차 등 미래에 만나볼 다양한 사물을 디자인하고 있다. 그의 손은 기술과 예술을 만나 더욱 풍요로워진 세상을 미리 보여준다.
세계의 기본을 만지는 화학자 | in 김소연 ECHE 교수 연구실
“이 세계는 원자로 이뤄져 있다.” 리처드 파인만은 세상이 망한 뒤에 한 마디만 남긴다면 이 말을 하겠다 전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고 복잡한 원자와 분자의 세계를 화학자의 손은 쉬지도 않고 부지런히 탐구하고 있다.
끝도 없는 실험, 수없는 실패를 거친 손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법칙을 찾아내면 우리의 내일은 한층 풍성해진다. 그들의 손에 담긴 건 아마 연구에 대한 열정과 인내심, 도전정신이 아닐까. 김소연 교수의 실험실에서 용매를 따르는 화학도의 손이 열어젖힐 세계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