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자동차 환경이 갈수록 엄격해지는 이유는 에너지원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 동력원인 화석원료가 고갈 위기에 처하면서 새로운 연료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현재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전기자동차는 배터리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Hybrid electric vehicle, 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PHEV)’, ‘전기자동차(Electric Vehicle, EV)’ 세 가지로 나뉜다.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는 주로 가솔린을 사용하고 높은 고개를 올라가는 등 많은 힘이 필요할 때 배터리를 활용한다.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는 주로 배터리로 주행하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가솔린을 장착시킨 형태다. 이 자동차는 일반 가정용 콘센트에 전기 코드를 꽂아 충전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의 경우는 순수하게 전기에너지로만 주행한다.
당분간 전기자동차는 가솔린을 주로 사용하는 형태부터 배터리를 주로 쓰는 형태, 그리고 순수하게 전기에너지로 주행하는 방식, 이렇게 순차적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자동차를 움직일 배터리의 성능이 결국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전기자동차에 들어갈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는 UNIST의 연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UNIST에는 여러 교수들이 배터리 각 분야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양극과 음극, 그리고 이 둘을 잇는 분리막과 전해질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보통 대학 내 배터리 전공 교수는 한둘에 그친다. 하지만 UNIST는 10명 내 외의 연구자가 모여 배터리 분야에 집중하며 MIT, 스탠포드대와 더불어 이 분야 세계 3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상영·박수진 교수팀은 리튬이온배터리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리막 제조법을 개발했다. 리튬 이온이 지나가는 통로인 분리막은 구멍이 많고 균일할수록 배터리의 성능이 좋아지는데,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막은 전체의 70%에 규칙적인 구멍이 뚫렸다. 이 덕분에 기존보다 출력은 2.5배, 충전 속도는 3배, 수명은 4배 이상 높아진다. 이로써 전기자동차에 이용될 배터리가 안은 두 가지 숙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잡혔다. 빠르게 충전하고, 한 번 충전해서 멀리까지 가는 전기자동차를 만들 길이 열린 것이다.
이상영 교수가 이야기하는 자동차용 배터리의 미래:
“전지를 가장 잘 만든다고 정평이 난 일본은 몇 년 전부터 ‘Back to the basic’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웠어요. 예전에는 우연히 성능이 좋은 배터리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 배터리들을 다시 조각조각 분해하고 왜 그러한 성능이 나왔는지 분석해보는 거예요. 배터리의 기본으로 돌아가 공부하겠다는 거죠.
우리 연구도 그래요. 전 배터리의 전해질과 분리막을 연구하고 조재필 교수는 양극과 음극, 최남순 교수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연구하는 등 각각의 연구를 융합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발견을 하게 되는 거죠.”